'병원선' 하지원, 병원 퇴출 이유 밝혀져… 마지막 양심 사수

‘병원선’ 하지원이 완벽한 수술 실력에 반비례하는 ‘빵점’ 진료 태도를 지닌 의사 캐릭터로 신선함을 선사했다.

하지원은 지난 6일 방송된 MBC 새 수목드라마 ‘병원선’(극본 윤선주, 연출 박재범)에서 무미건조함의 극치를 달리는 의사 송은재 캐릭터로 예상치 못한 재미를 안겼다. 이날 방송에서 팔이 잘린 선원 강정호(송지호)의 팔을 도끼로 잘라 응급 처치를 한 송은재는 접합 수술 분야가 자신의 전공이 아니라 수술을 고민하던 중, 추원공(김광규)의 설득에 자존심을 접고 전문의 김수권(정원중)에게 연락을 취했다. 뒤이어 김수권에게 화상 통화로 자문을 받으며 팔 접합을 시도, 놀라운 실력으로 수술을 이어갔다. 인턴 때 빼고는 정형외과에 가본 적 없을 정도로 경험이 전무한 상황에서도, 위기 상황에 침착하게 대처해 수술을 성공하는 모습으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과 짜릿함을 안겼다.

/사진=MBC ‘병원선’
그러나 ‘수술 성공’에는 예상치 못한 후폭풍이 이어졌다. 해당 장면이 인터넷에 ‘라이브 서저리’로 전파를 타며 이슈를 모으면서, 동네 어르신들이 앞다투어 ‘명의’ 송은재를 만나러 온 것. 사람을 상대하는 데 서툰 송은재는 수술 실력과 반비례하는 무미건조한 진료 태도로 환자들의 뒷목을 잡게 했다. “수십 년간 담배로 폐를 괴롭혔으면 멀쩡하길 바라는 게 더 이상한 거 아닌가요?” “당뇨인데 달고 짠 거 좋아하면 합병증은 당연한 거에요” “술부터 끊으세요” 등, 환자들에게 연이은 ‘팩트 폭격’을 날려 ‘환자들은 열 받고, 시청자들은 웃긴’ 상황이 연출됐다.


대미는 동네 무당 박오월을 진료하던 장면. 송은재는 엄청난 포스로 등장한 박오월에게 “방치하다 치료 시기 놓치면, 죽죠. 아주 빠른 시일 내에 죽을 수도 있어요”라고 본의 아닌 악담(?)을 해, 박오월에게 머리채를 잡힌 채 짜증 섞인 표정을 짓는 송은재의 모습으로 극이 마무리됐다. 박오월과의 팽팽한 기싸움과 화끈한 ‘머리채 엔딩’이 초가을 밤 흥미진진함을 선사하며, 그간 하지원이 보여주지 않았던 새로운 모습을 발굴해냈다는 평이 이어졌다. 방송 후 시청자들은 “송은재가 차갑기만 한 줄만 알았는데, 예상치 못한 웃음 사냥꾼이었네” “수술도 잘하는데다 바른 말도 잘함” “수술칼로 회 뜨는 넘사벽 클래스” “환자 살리겠다고 자존심까지 굽히고 김수권 원장에게 전화할 때 감동적이었다”며 송은재 캐릭터에 흠뻑 빠진 모습을 보였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는 송은재가 지난 병원에서 퇴출당해 병원선에 탑승한 진짜 이유가 밝혀져 시선을 사로잡았다. 자신의 직속 상사인 외과 과장 김도훈(전노민)의 실수로 환자가 사망하자, 이를 덮으려는 김도훈에게 “보호자를 상대로 사기를 칠 순 없습니다”라며 명령에 불복하고 보호자에게 사실을 알린 것. 나아가 언젠간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는 송은재의 모습과, 회식 자리에서 술도 홀로 전투적으로 마시는 ‘인간적인 듯, 인간미 없는’ 면모가 출구 없는 매력을 더했다.

‘병원선’ 7회와 8회는 6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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