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규제 강화와 온라인 성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형 마트 3사가 각기 다른 전략을 구사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마트(139480)는 기존 점포의 군살을 빼는 대신 창고형 매장인 트레이더스 확장에 사활을 걸고 있고, 홈플러스는 더 이상의 출점 없이 주어진 조건 안에서 수성을 꾀하고 있다. 반면 업계 3위 롯데마트는 당분간 몸집을 더 키우며 따라잡기 전략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달 현재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의 점포 수는 각각 147개, 142개, 120개로 조사됐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보면 이마트와 홈플러스는 매장 수가 똑같고 롯데마트만 1곳만 늘었다. 수치만 보면 대형 마트 3곳 모두 올 들어 거의 변동이 없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상황이 다르다. 올 연말이 되면 홈플러스만 매장 수를 유지하는 가운데 이마트는 매장이 1개 줄고, 롯데마트는 3개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이면에는 규제 강화. 시장 정체 등 직면한 위기는 같지만 3사가 추구하는 출점 전략이 다르기 때문이다.
우선 업계 1위 이마트의 경우 3사 가운데 유일하게 기존 대형마트 수를 줄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실제 올 들어 울산 학성점, 하남점 잔여부지, 평택 소사벌 부지 등 효율이 떨어지는 일부 점포·부지를 폐점하거나 매각했다. 내년에는 부평점도 다른 업체로 넘어간다.
이마트는 대신 사업의 중심축을 전통 할인점에서 온라인·트레이더스로 전환하고 있다. 출점 계획이 더 이상 없는 이마트와 달리 트레이더스는 지난 24일 스타필드 고양점을 추가했고 연말이나 내년 초 2개 점포를 더 낼 계획이다. 이마트의 한 관계자는 “이마트 기존 점포는 추가 출점보다는 일렉트로마트 등 전문점 강화와 리뉴얼 등 경쟁력 제고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홈플러스는 142개 점포를 당분간 유지한 채 상품 강화와 매장 업그레이드에 치중한다는 방침이다. 정부 규제 등으로 출점이 여의치 않자 내실강화에만 집중하겠다는 수성 전략이다. 이의 일환으로 현재 80여 개인 신선플러스 농장을 연내 130개로 확대한다. 또 점포 옥상에 설치한 풋살 전문구장 ‘HM 풋살파크’를 전국 단위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3위로 점포 수가 가장 적은 롯데마트는 출점을 적극 꾀하며 공세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 올해에만 4월 양평점, 7월 서초점을 잇따라 개장했다. 지난달 김포점을 폐점하긴 했지만 이는 이달 인근에 김포 한강점을 열기 위한 전략적 후퇴라는 분석이다. 대구 칠성점도 연내 개장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이와 함께 경기 양평점, 포항 두호점도 내년 목표로 개장을 추진 중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다른 마트와 달리 롯데는 체급 키우기와 내실 강화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며 “서초점의 경우 한 달만에 25만 명의 고객이 찾는 등 매출 증대 효과를 확실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