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는 합동채용 시행 공공기관을 기존 8곳에서 46곳으로 대폭 늘린다고 7일 발표했다.
현재 기업은행·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 4곳과 부산·울산·인천·여수광양항만 등 항만 4사는 같은 날 필기시험을 본다. 기재부는 이런 합동채용이 기관별 경쟁률을 낮추고 중복합격에 따른 비효율을 없앤다는 장점을 근거로 321개 전체 공공기관에 자율적인 참여를 요청했고 38개 기관이 동참을 결정했다. 다만 합동채용이 수요기관을 위해 수험생의 응시 기회를 박탈한다는 비판을 의식해서인지 46곳의 시험일이 10개로 분산돼 기존과 큰 차이가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기재부는 공공기관을 사회간접자본(SOC)·에너지·정책금융·보건의료·농림·환경·문화예술 등 7개 분야 15개 그룹으로 분류했다. SOC 분야의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는 오는 30일, ‘금융 A매치’로 불리는 기술보증기금과 예금보험공사·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 7곳은 10월21일, 에너지 분야의 한국전력과 한전KPS는 10월28일인데 날짜별로 적게는 2곳 많게는 13곳이 한날 시험을 치른다.
대졸 채용 필기시험이 대부분 10~11월 주말에 몰리는 특성상 예전에도 기관별로 전형이 겹치는 경우가 다반사인 점을 고려하면 무늬만 ‘합동’채용인 셈이다. 서울 지역 사립대의 한 취업담당자는 “일부 날짜에 시험이 몰렸지만 예상보다 분산돼 왜 합동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응시 기회가 급격히 축소되는 것을 막기 위해 그룹별 시험일자를 다양화했다”며 “하반기 시범 추진 결과를 평가해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합동채용 확대 방향에 대한 불만은 여전하다. 대학 취업컨설팅 전문가인 이우곤 성균관대 겸임교수는 “이공계 출신은 특정 산업 분야 공기업에만 지원하는데 한날 시험을 치르면 응시 기회가 줄어든다”고 지적했다. 또 합동채용을 전면 실시할 경우 실력보다는 눈치와 운이 당락을 좌우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세종=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