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최영미씨가 고급 호텔에 1년간 무료로 방을 사용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는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최영미씨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a호텔에 무료로 방을 달라고 요청하지 않았어요. 갑자기 방을 빼라 하니 막막해 고민하다, 도로시 파커의 생애가 생각나, 나도 그녀처럼 호텔에서 살면 어떨까? 거주지의 또다른 옵션으로 호텔방을 생각해, 한번 이멜 보내본 건데, 그걸 이렇게 왜곡해 내가 공짜 방을 달라고 요청했다고 기사를 쓰니”라고 분노했다.
이어 “제가 어떻게 살아왔는데. 전 평생 누구에게도 공짜로 뭘 달라고 요구한 적 없어요. 너무 고지식하게 살아 지금 가난해진건데. 기가 막히네요”라며 “그리고 분명히 밝히는데, a호텔에 장기투숙할 생각, 지금 없어요”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최씨는 “제가 호텔의 답신받고, 인터넷에서 기사 보기 전에 보낸 이멜입니다. 보세요. 제가 공짜로 방 달라하지 않았어요”라며 호텔에 보낸 메일을 캡처해 공개했다.
앞서 최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어제 집주인에게서 월세 계약 만기에 집을 비워 달라는 문자를 받았다”라며 “지금 집도 동네도 맘에 들어, 욕실 천장 누수공사도 하고 이것저것 다 내 손으로 고치고 손봐서 이제 편안한데, 또 어디로 가야 하나”라며 하소연했다.
이어 최씨는 “고민하다 번뜩 평생 이사를 가지 않고 살 수 있는 묘안이 떠올랐다. 제 로망이 미국시인 도로시 파커처럼 호텔에서 살다 죽는 것. 서울이나 제주의 호텔에서 내게 방을 제공한다면 내가 홍보 끝내주게 할 텐데. 내가 죽은 뒤엔 그 방을 ‘시인의 방’으로 이름 붙여 문화상품으로 만들 수도 있지 않나. (도로시 파커가 살았던 뉴욕 호텔의 ‘도로시 파커 스위트’처럼) 호텔 카페에서 주말에 시 낭송도 하고 사람들이 꽤 모일 텐데. 이런저런 생각이 맴돌다가, 오늘 드디어 아만티 호텔에 아래와 같은 이메일 보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씨는 호텔 측에 보낸 이메일 내용을 공개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아**호텔의 아** 레스토랑을 사랑했던 시인 최영미입니다. 제안 하나 하려고요. 저는 아직 집이 없습니다. 제게 아** 호텔의 방 하나를 1년간 사용하게 해주신다면 평생 홍보대사가 되겠습니다. 아만티를 좋아해 제 강의를 듣는 분들과 아**라는 이름의 모임도 만들었어요. 제 페북에도 글 올렸어요. 갑작스러운 제안에 놀라셨을 텐데, 장난이 아니며 진지한 제안임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답변 기다리겠습니다”
또한 최 씨는 “그냥 호텔이 아니라 특급호텔이어야 한다. 수영장 있음 더 좋겠다. 아무 곳에서나 사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지 않나”라며 추가 요청 사항을 덧붙였다.
[사진=최미영 시인 페이스북 캡처]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