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대인 부산은행장 내정자 "고객 신뢰 회복…여신심사 의혹 없게 하겠다"

"디지털 금융 강화 플랫폼 구축도"



빈대인(57·사진) BNK부산은행장 내정자는 10일 “바닥으로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는 게 급선무”라고 밝혔다. 빈 내정자는 이날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몇 달간 은행이 좋지 않은 일로 지역 고객들에게 실망과 불안감을 줬다”며 이같이 밝혔다.

BNK금융은 부산 해운대 엘시티 특혜 대출 의혹에다 성세환 전 회장 겸 부산은행장이 지난 4월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되면서 후임 선출을 놓고 극단적인 갈등을 보여왔다. 빈 내정자는 이 같은 내홍 중에도 무게중심을 잡고 부산은행장 직무대행 역할을 묵묵히 수행해내면서 최근 열린 부산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은행장으로 내정됐다. 빈 내정자는 이달 12일 이사회와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된다.


빈 내정자는 “엘시티 사건 등으로 은행의 여신 시스템이 낙후돼 있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더 이상 그런 의혹이 없도록 여신심사 시스템을 좀 더 투명하게 하고 자산 건전성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래금융 전략을 총괄하는 미래채널본부장의 경력을 강조하며 “온·오프라인을 불문하고 디지털 금융시대에 맞는 조직으로 바꾸고 고객 지향적인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피력했다. 빈 내정자는 1988년 부산은행에 입행해 학연·지연 없이 은행장에 오를 정도로 업무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직원들의 신망도 두터운 편이다.

다만 외부인사 출신이 회장을 맡고 있는 BNK금융지주와의 협력은 빈 내정자에게 주어진 과제다. 빈 내정자는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와 서로 대화하고 존중하며 신뢰를 쌓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그는 “제도적으로 지주와 은행의 역할을 분명하게 규정화하게 될 것”이라며 “김 내정자가 은행의 자율경영을 존중해주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증권 전문가인 김 내정자는 비은행 부문에 중점을 두고 빈 내정자가 은행에 주력하면서 시너지를 이끌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조선·해양 업체 구조조정으로 부산 지역의 경제는 어려운 여건이다. 이에 빈 내정자는 “조선뿐 아니라 자동차 업종 중에도 힘들어하는 기업이 많다”면서 “끝까지 같이 간다는 믿음을 줄 수 있게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은행 다음달 창립 50주년을 맞는다. “부산은행 50년의 역사를 통해 축적된 DNA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리는 데 가장 중점을 두겠다”는 빈 내정자의 어깨가 더 무거운 이유다.

/부산=이주원·황정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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