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 투자처로 뜨는 철강·항공株

증시 관망세 속 펀터멘털 믿음직
실적개선으로 상승세 가능성
中상하이·홍콩H지수 등도 매력

증시 관망세가 이어지면서 철강·인프라·항공주, 중국·홍콩 등이 투자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오름세가 거셌던 종목·업종을 피하면서도 믿음직한 펀더멘털을 갖춘 투자처라는 평가다.

업종 중에서는 철강·항공 등이 꼽힌다. 국내 철강업종은 오는 11월 중국 일부 철강사에 대한 가동률 제한 조치가 시행되면서 반대급부를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2·4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나타낸 후 7월에 상승세가 강했지만 지난달에 차익 실현을 위한 매도가 이어져 주가도 주춤한 상태다. 채현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 실적 상향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달에도 반등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국내 항공업계는 지난달 여객수송량이 566만5,128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송재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여객·화물 수송량이 증가세인 데다 안정적인 유가, 원화 강세 덕분에 내년에도 항공사의 수익 개선이 이어질 것”이라며 “특히 저비용항공사(LCC)의 선전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최근 북한 리스크, 중국과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이슈, 일부 항공사의 구조조정 때문에 항공주가 단기적으로 조정을 받아 비교적 저렴해졌다는 점도 매력이다.
상품군 중에는 비철금속 등 원자재가 최근 발 빠른 투자자들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다. 중국 경기의 호조, 환경보호를 위한 중국의 광산업 규제와 이에 따른 생산량 감소, 달러화 약세 등은 비철금속의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구리에 이어 아연·알루미늄 등의 가격도 꿈틀거리는 중이다. 올 들어 아연·구리·니켈 가격은 각각 22%, 23%, 20% 상승했다.


비철금속 가격 상승은 인프라 업종의 강세를 예고하는 신호이기도 하다. 남동준 텍톤투자자문 대표는 “중국은 전 세계 구리의 절반을 소비하기 때문에 가격에도 영향이 크다”며 “구리 산업뿐만 아니라 중국의 경제지표와 인프라 투자 계획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11월 시진핑 2기 정권 출범과 함께 인프라 투자를 늘릴 가능성도 높다.

중국 상하이지수는 지난해 저점보다 약 28% 상승했다. 중국 경제지표가 개선되고 주요 기업의 이익이 증가한 덕분이다. 홍콩의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도 중국 기업의 실적 개선에 더해 주가수익비율(PER)이 8배에 불과해 완만한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 세계 주요 증시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다만 일부 비관적인 시각도 제기된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4년간 극단적인 조정을 겪은 후 되돌리는 과정인데다 정책 변수가 많은 부동산·인프라 중심의 회복”이라며 “성장 선순환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고 금융이나 가구·인테리어·가전·화장품 등 고성장 소비업종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