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구기동을 중심으로 전통적 부자들이 주식에 집중 투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식으로 손실을 보는데도 고집스럽게 주식에 집중했고 그럴수록 트라우마가 있었습니다.”
황지연(사진) NH금융플러스 광화문금융센터 부장은 반포웰스매니지먼트센터(WMC)에서 올해 초 광화문금융센터로 자리를 옮기며 특이한 현상을 확인했다. 강남에 비해 연령대가 높고 선대부터 부자인 경우가 많아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강북 초고액자산가들이 강남 부자들에 비해 주식투자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황 부장은 포트폴리오가 주식에 집중된 배경부터 찾았다. 황 부장은 “주식투자에 나섰다가 손실을 기록한 후 손을 놓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며 “더 큰 손실을 낼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채권이나 펀드로 분산조차 꺼린 채 투자종목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원인은 찾았으나 해결은 다른 문제였다. 고객들의 투자성향들을 바꾸기 위해 오랜 시간 ‘경청’하기로 했다. “고객 스스로 말을 하면서 답을 찾는 경우가 많았다”며 “처음부터 상품판매에 나섰다면 마음을 열어 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고객 설득은 ‘5대 5원칙’을 고집스럽게 밀어붙였다. 황 부장은 “자산배분은 채권과 펀드에 절반, 그리고 나머지는 주식에 투자하는 식의 ‘5대 5원칙’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식을 포함해 어느 자산이든 조정국면에서 불안하기 마련이지만 이는 분산투자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자산배분을 하지 않을수록 리스크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올해 초 프랑스 전력공사(EDF)가 파운드화로 발행한 회사채 투자는 환율 리스크를 분산하는 차원에서 투자를 실행해 연 환산 10%의 수익을 얻었다.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에 대한 탄핵 요구가 거세진 지난 5월에는 오히려 브라질 국채 투자의 적기라고 판단했다. 그는 “단기 조정으로 원·헤알화 환율이 356원까지 내려갔을 때를 매수 기회로 봤다”며 “최근 다시 금리가 내렸지만 여전히 8%대 수익과 비과세 혜택을 받는 유일한 상품으로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시장에 대해서도 기대감이 높았다. 초고액자산가들에게는 미미한 수익일 수 있지만 적립식으로 중국 펀드 가입을 권하기도 했다. “증여계좌로 꾸준히 200만~300만원씩 적립할 경우 절세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5대 5원칙의 절반을 차지하는 주식마저도 분산투자를 강조했다. 황 부장은 “코넥스, 장외주식, 코스피 대장주 등으로 나눠 투자해야 한다”며 “특히 4차산업 수혜를 받는 제약·바이오주를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