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은 금호타이어의 자구계획안 중에서 중국 공장 매각과 유동성 문제 해결방안, 인력 감축 등을 집중적으로 따져볼 방침이다. 또 지난 2010년 워크아웃 졸업 후 회사를 세밀하게 들여다볼 기회가 없었던 만큼, 7년 만에 금호타이어에 대한 경영진단이나 실사에 나설 계획이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금호타이어의 워크아웃 졸업 이후에는 경영진단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향후에는 충분히 경영진단이나 실사를 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중국 공장 매각 및 자금 조달 방안은 앞서 더블스타와의 매각 작업이 한창 진행중이던 지난 7월 금호타이어가 채권단에 제시한 바 있지만, 당시에는 사실상 반려됐던 안이다. 금호타이어측는 당시 대략적인 방향만 제시했던 안을 이번에는 한층 정교하게 다듬어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게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의 중국 사업을 최우선으로 도마 위에 올릴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 경영 위기의 핵심의 진원지가 바로 중국 공장이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의 중국 사업은 한때 매출액의 40%에 이르렀지만 최근 영업 부진으로 10% 미만까지 추락했다. 중국 법인의 차입금도 채권단에 4억달러, 현지 외국계 은행 3,160억원으로 약 7,660억원으로 늘어났다. 차입금의 상당 부분을 본사가 지급 보증을 섰기 때문에 리스크가 본사로 전이될 우려도 있다. 이 때문에 중국 공장을 매각하거나 본사의 보증 부분을 해소하는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유동성 문제 해결 방안도 관심사항이다. 채권단은 중국 등 해외 법인을 포함해 금호타이어 채권2조3,0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1조3,000억원은 이달 말 만기가 도래한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측은 지난 7월 내놓았던 2,000억원 유상증자와 유사한 안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유상증자에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들이 참여할 경우 동반 부실의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원가 절감을 위해 인력 구조조정 및 임금 삭감 등도 자구계획안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고 있는데다 노조의 반발이 크기 때문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채권단 회의에서 자구계획안이 받아들여지면 채권단은 채권 만기를 연장하고 박삼구 회장 등 현 경영진을 유지시키면서 재매각을 추진할 전망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경영진을 해임하고 법정관리나 단기 법정관리인 프리패키지드플랜(P플랜)에 들어갈 수도 있다. 미흡한 부분을 보완할 것을 요구한 후 재논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금호타이어의 우선협상대상자인 더블스타가 이날 채권단에 주식매매계약서(SPA) 해제 합의서를 보내오면서 금호타이어 매각은 최종적으로 무산됐다. 다만 더블스타가 보낸 합의서가 원본이 아닌 사본이고, 서명란에 서명자 이름 없이 도장만 찍혀 있어 법률상 유효한지 확인하는데 시일이 소요될 수도 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