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파업에도 노동개혁 가속화하는 佛 마크롱

프랑스가 노동개혁을 둘러싼 파업사태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노동유연화 정책에 맞서 전국 각지에서 총파업이 벌어지고 정치인들까지 반정부시위에 동참하고 있다. 정부가 근로자들의 해고와 채용을 쉽게 하고 노조의 근로조건 협상 권한을 축소한 노동법 개정안을 일방통행식으로 밀어붙인다는 이유에서다.


주목되는 것은 마크롱 대통령이 노조의 거센 저항에도 굴하지 않고 오히려 노동개혁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는 점이다. 지지율이 바닥을 기고 있지만 고질적인 프랑스병을 고치려면 정부 주도의 노동개혁이 유일한 해법이라는 확신을 가졌기 때문이다. 마크롱은 취임 직후 엘리제궁에서 노조와의 8시간 마라톤 회담 등 100여차례에 걸친 노사정회의를 열어 끈질기게 노동계를 설득했다고 한다. 프랑스 국민의 절반 이상이 노동개혁에 찬성하고 온건 성향의 노동단체가 신중한 입장으로 돌아서 파업동력을 크게 상실한 것도 이런 소통 노력과 진정성이 빛을 발했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물론 세계 각국 정부가 인기 없는 정책이라도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며 앞다퉈 노동개혁에 나서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와 만나 “포괄적 사회노동개혁이 독일 경제와 경쟁력을 살려내고 오늘까지 독일 경제를 견실하게 이끄는 원동력이 됐다”고 강조했다. 백번 맞는 말이다. 관건은 새 정부가 이런 원동력을 어떻게 살리고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인가다. 지금처럼 목소리 큰 노동계의 눈치만 보면서 개혁을 주저한다면 프랑스처럼 더 큰 고통만 키울 뿐이다. 마침 대한상의와 한국노총이 새 정부 들어 처음 회동해 노사 대화에 나서기로 했다고 한다.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도 진용을 갖추고 노사정 대타협에 시동을 걸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가 중심을 잡고 노동개혁을 국정의 최우선목표로 삼아 과단성 있게 추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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