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자들’ 불통·불감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권하는 연극

내부고발자들이 겪는 고민과 고통의 시간, 그들의 마음의 길을 따라가 보는 연극 ‘고발자들’이 오는 22일부터 대학로 무대에 오른다.

내부고발자들은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며 영웅이 되지만 그것도 잠시. 조직의 책임자들은 사실을 부정하고 고발자들을 음해한다. 동료들은 배신자를 보듯 그들을 멀리하고, 언론은 사실을 비틀고, 이해당사자들로부터 노골적인 압박이 가해지고, 도리어 조직으로부터 고발되고결국 그들은 조직에서 추방되고, 건강을 잃고, 가정은 붕괴되고, 홀로 남겨진다. “그래도 고발자로 나설 것인가?” 이 연극은 이 질문을 객석에 던지기 위한 공연이다.


파편을 모아 하나의 질서와 구조를 드러내는 구조적 글쓰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 연극은 특정인물을 특정 배우가 전담하지 않는다. 다수의 내부고발자와 그들을 둘러싼 다양한 인물들을 13명의 배우가 번갈아 연기한다. 내부고발자가 문제의 단초를 발견하고 이를 어떻게 해결할까 고민하는 시작부터, 어렵게 폭로를 결심한 후 그들에게 가해지는 상식적이지 않은 비난과 눈에 보이지 않는 폭력을 경험하기까지, 그리고 투쟁에서 이기거나 진 이후의 고통스런 현재까지… 여러 인물을 둘러싼 얽히고 설킨 관계와 상황, 사건을 박상현 작가는 그의 주특기인 구조적 글쓰기로, 교묘하게 파편들을 직조해 커다란 작품 하나를 완성시킨다.

극단 그린피그의 ‘고발자들’은 내부고발자들의 육체적 고통에 주목, 불감시대에 신랄한 비판의 칼날을 들이미는 연극이다. 박상현 작가는 “나는 내부고발을 한 사람의 삼중고에 주목했다. 처음에는 마음 속에서의 갈등, 다음엔 조직 내에서의 낙인, 그리고 사회에서의 오해와 의심……. 이 갈등과 충돌의 삼겹, 오겹은 연극의 구조로서 더 없는 조건이기도 하다.” 작의를 전했다.

연극 ‘고발자들’은 9월 22일부터 10월 15일까지 대학로 나온씨어터에서 공연된다. 배우 정나진, 최지연, 양동탁, 이동영, 김태훈, 황미영, 정양아, 김철진, 이장환, 박근영, 박하늘, 김청순, 최지현이 출연한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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