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사가 19일(현지시간) 제72차 유엔총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조연설 순서가 되자 갑자기 돌연 자리에서 일어나 유엔총회장을 빠져나갔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조연설은 초강경 발언들로 이뤄졌다. 국제 무대에서 ‘호스트 국가’격인 미국 대통령이 공격적인 발언들을 쏟아내자, 총회장의 분위기는 싸늘하게 식은 모습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은 40분 정도 이어졌으나 박수가 나온 횟수는 5번에 불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른바 ‘불량국가’를 하나하나 언급하며 비판을 이어갔고, 해당 국가의 대표단의 표정은 심각해졌다.


최우선으로 언급된 ‘불량국가’는 북한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로켓맨(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자살임무를 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초강경 ‘대북 경고’를 5분 정도 이어나갔다. 유엔주재 자성남 북한 대사는 이날 다른 회원국 정상들의 기조연설을 지켜보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순서가 되자 돌연 자리에서 일어나 유엔총회장을 나갔다. 트럼프 대통령의 기조연설 도중에는 북한 대표부 소속 실무진이 고개를 숙인 채 내용을 받아 적는 모습만 보였다. 자 대사는 NBC방송에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보이콧 했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은 인권·테러리즘 등에 대한 국제 협력을 강조하는 유엔의 기조와도 달랐다. 현지 언론에서는 미국 내 보수 지지층을 의식한 ‘국내 정치용’이라는 해석도 등장했다. MSNBC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들은 이번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만족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임우철 인턴기자 dncjf8450@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