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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한국은행은 ‘금융안정 상황’ 자료를 통해 채무불이행자 신용회복 현황을 공개했다. 한은이 2014년 새로 채무불이행자가 된 39만7,000명의 현황과 신용회복 과정을 추적 조사한 결과, 3년 6개월이 지난 올해 6월말 기준 신용 회복(신용정보원 채무불이행 정보 해제)에 성공한 차주는 그 중 48.7%인 19만4,000명이었다. 절반에 못 미치는 비중이다.
신용회복 가능성은 채무불이행 상태가 길어질수록 급격히 떨어졌다. 신용 회복에 성공한 이들의 60.5%는 채무불이행자가 된 지 1년이 안 된 상태였다. 채무불이행에 빠진 지 3년이 넘은 사람은 전체 신용회복자 중 2.3%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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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권별로 살펴보면 저축은행, 대부업, 신용카드, 할부·리스 등 제2금융권에서 돈을 빌린 차주는 신용회복률이 35~39%대로, 은행(43.8%)이나 지역금융기관 속성이 강한 상호금융(57.7%)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다.
신용대출이 많은 경우도 회복률이 낮았다. 담보대출 보유자의 신용회복률은 77.1%로 높은 반면 신용대출 보유자는 42.1%에 불과했다. 3곳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도 신용회복률이 34.9%로 비다중채무자(63%)에 비해 크게 낮았고, 소득보다 빚이 더 많은 경우(소득 대비 부채 비율(LTI) 100% 이상)도 회복률이 42.5%에 그쳤다.
직업에 따라서도 신용회복률이 갈렸다. 자영업자의 신용회복률은 40.8%로 임금근로자(50.2%)에 비해 10%포인트 가까이 낮았다. 학생과 주부는 신용회복률이 높았는데, 이들은 대출 규모가 작은데다 채무조정제도가 다양하게 지원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채무불이행자 가운데 3.6%는 신용회복에 성공하고도 다시 연체 상태로 떨어졌다. 한은은 추적 기간을 더 늘리면 이 비율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봤다.
이번 조사는 한은이 신용평가사 나이스평가정보의 가계차주 정보를 활용해 이뤄졌다. 한은은 3개월 이상 장기연체자와 개인워크아웃·개인회생 등 채무구제제도를 거치고 있는 차주를 대상으로 조사했다.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전체 채무불이행자 수는 104만1,000명으로, 이들이 보유한 부채(29조7,000억원)는 전체 가계부채(1,388조3,000억원)의 2.1% 수준이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