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서울 청계천 CKL스테이지에서 개막한 ‘꾿빠이, 이상’은 천재 시인 이상의 유실된 ‘데드마스크’(죽은 사람 얼굴을 석고 등으로 형을 뜬 것)를 소재로 죽은 이상이 자신의 옛 연인 금홍, 변동림부터 여동생 옥희, 박태원, 김유정, 길진섭, 조우식, 김기림 등 이상과 교류했던 당대의 예술가들을 만나 ‘자신이 누구였는지’를 묻는 이야기다.
지정석 없이 관객들은 공연장 곳곳에 자리를 잡고 무대와 객석의 구분 없이 곳곳에서 등장인물들이 춤을 추거나 그림을 그리고 책을 읽는 모습을 지켜본다. 관객들은 극장에 입장하기 전부터 등장인물들을 만나고 그들의 안내에 따라 극장에 들어선다. 미리 나누어준 마스크를 쓴 관객들 역시 이상의 잃어버린 얼굴 중 하나로서 공연에 참여한다.
주인공만 부각되는 공연이 아니라는 점 역시 특징이다. 노래와 조명, 무용, 음악 등이 적절하게 배합돼 모두가 주연으로서 역할을 한다. 가사가 있는 넘버를 채우는 대신 음악에 맞춰 시를 낭독한다든지, 춤이나 영상이 언어를 대신하기도 한다.
독특한 공연 방식에 개막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이 작품은 개막과 동시에 12회 공연 전석이 매진됐고 서울예술단은 관객들의 문의가 쇄도하자 2회 공연을 추가하기로 했다.
추가로 진행되는 특별공연은 27일과 29일 오후 5시 진행된다. 25일 하루 동안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오픈할 예정이다.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사진제공=서울예술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