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에 앞서 ‘바디 액츄얼리’를 통해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하나 고민을 하고 아이템을 찾던 이지윤 PD의 눈에 띈 것은 다름 아닌 ‘네이버 질병 검색순위’였다. 3대 암이 아닌 여성 질환이 상위권에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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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아이템을 정하고 나니 MC가 안 정해지더라”고 털어놓은 이지윤 PD는 현재 ‘바디 액츄얼리’의 3MC 배우 정수영 방송인 후지타 사유리, 플러스 모델 김지양과 만나게 된 과정을 전했다.
“실질적인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누군가를 통해 전해들은 이야기를 하는 이들이 아닌, ‘전문가를 만났더니 아니라고 하더라’라고 바로 말해줄 수 있는 MC를 원했죠. 그러다보니 많은 분들이 부담스러워 하시더라고요. 바뀌고 거절당하고, 어떤 분은 ‘PD님께서 말씀하신 것들이 모두 좋은데, 불편한 아이템이 하나 있어서 힘들어요’라고 말씀하시기도 하시더라고요. 거절하신 것들 모두 이해해요. 이미지가 중요한 직업인데, 방송에 나와서 생리, 질염 등을 말한다는 것이 쉬운 건 아니잖아요.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그동안 이런 소재들이 왜 방송에서 다뤄지지 못했는지를 알겠더라고요. 그래서 ‘더 해야겠다’고 결심했죠.”
이지윤 PD는 ‘바디 액츄얼리’의 3MC들이 최고의 조합이라고 자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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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양은 플러스 모델로, 이전에 했던 프로그램으로 알고 지냈던 사이에요. 예쁘고 날씬한 사람만 모델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몸으로 메시지를 전한다는 것이 우리 프로그램과 적합하다고 생각했죠.”
“사유리의 경우 초반 배제됐던 MC 후보였어요.(웃음) 엉뚱하고 재미있는 것은 좋은데, 자칫 중요한 이야기가 걸러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가 있었죠. 그러다가 만났는데, 실제 이야기를 나눠보니 소위 사람들이 말하는 ‘개념녀’에 더 가깝더라고요. 방송을 의식하지 않고, 몸에 대해 솔직하게 말할 줄 알고. 결혼하지 않은 여자로서 가지고 있는 몸에 대한 생각들, 그래서 고민들을 안고 있는데, 그 걸 보면서 MC 적임자로 본 거죠.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어요. 불편해 보일 수 있는 것들도 사유리씨가 질문을 하면 상대적으로 덜 불편하게 받아주는 부분이 있더라고요. 사실 아무리 실험이라고 하지만, 사유리니까 가능했지 일반인이 거리에서 클리토스를 그려보라고 하면 얼마나 민망하겠어요. (웃음)”
생리편과 질염, 성교육 등 칭찬을 받았던 화가 있었던 반면, 털이나 셀룰라이트 같은 아쉬운 반응을 낳았던 화도 있었다. 이전과 같은 ‘미용’이나 ‘PPL적 접근’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던 것이다.
“소재적으로 생리, 질, 털, 셀룰라이트 주제적인 접근이 부족했던 것 같아요. 털이나 셀룰라이트 여자의 몸을 이야기하면서 분명이 다뤄야 하는 주제 중 하나임에는 틀림없어요. 셀룰라이트는 몸의 순환에 대해 다루고 직결될 뿐 아니라, 여자들에게만 발생하는 문제이거든요. 그리고 ‘털’ 또한 굉장히 민감한 것이었는데, 사회 실험을 하면서 저희가 접근을 잘못했다는 것을 깨닫게 됐죠. 제작이 의도대로 되지 않았던 부분이였어요.”
“어쨌됐든 우리 프로그램은 건강과 아름다움을 다루는 프로그램”이라고 말한 이지윤 PD는 “털은 물론이고, 다이어트 아이템 등 어떻게든 다뤄줘야 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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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바디 액츄얼리’는 어떠한 이야기를 더 들려줄까. 이에 대해 김지윤 PD는 “12월 말까지 계속 갈 예정인데, 추석을 기점으로 해서 아이템이 추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단 ‘생리’ 2탄을 준비 중에 있어요. 질, 자궁과 관련해서도 산부인과 토크를 계획하고 있고요. 경피독이라고, 화장품을 통해 피부로 흡수되는 독성문제에 대해서도 다룰 예정이에요. 피부로 흡수되는 독성이 무서운 점이 바로 림프절로 간다는 것이죠. 우리의 몸과 너무나 밀접하지만, 자세하게 모르는 것들이 많기에 이에 대해 이야기 하려고 해요.”
‘바디 액츄얼리’가 올해 12월까지 연장이 되면서 프로그램에 대한 이지윤 PD의 고민은 깊어졌다. 많은 고민 중에서도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어떻게 하면 균일하게 할 말을 하는 프로그램이 될 수 있는가’였다.
“기복이 덜한 프로그램이 되기 위해서 고민을 하고 있어요. 아이디어나 제보가 있다면, SNS든 시청자게시판이든 저희에게 제시 좀 해주세요. 보편적인 여자의 문제들을 다루고 싶으니 제보 좀 해주셨으면 좋겠어요.(웃음)”
다양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라도 ‘제보’가 필요하다고 밝힌 이지윤 PD는 바라는 점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봐 달라”며 웃었다.
“날선 비판이 많아요. 자칫 잘못하면 잣대가 이중적으로 다가올 수 있죠. 도덕적으로 요구를 받는 동시에, 재미적인 요소 또한 요구를 받고 있죠. 다만 바라는 것은 ‘바디 액츄얼리’에 대해 ‘이런 이야기를 하는 프로그램도 있어야지’와 같은 시선에서 봐 주셨으면 합니다. (웃음)”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