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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이 각각 1조1,000억원, 9,000억원 규모의 선박을 수주했다. 두 조선사는 이번 수주로 지난번 중국에 뺏긴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 건에 대한 설욕을 하는 동시에 일감이 부족해 시행하던 순환 휴직을 끝낼 발판을 마련했다.
삼성중공업은 26일 유럽 지역 선주로부터 컨테이너선 6척을 총 1조1,181억원에 수주했다고 밝혔다. 선주 측 요구로 발주 선사명과 계약 세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글로벌 해운업계는 선주를 세계 2위 선사인 스위스 MSC로 추정했다. MSC는 지난 21일 대우조선해양에도 초대형 컨테이너선 5척(9,266억원)을 발주한 바 있다. 삼성중공업이 이번에 수주한 컨테이너선은 2만2,0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급이다. 이번 수주는 해양플랜트를 제외한 상선만 봤을 때 최근 7년 내 수주한 물량 중 최대규모다. 이번 수주로 삼성중공업은 올 들어 현재까지 총 24척, 약 65억달러(약 7조3,800억원) 규모의 일감을 따내 연간 수주목표를 조기에 달성했다.
업계는 이번 수주로 국내 조선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명예를 회복했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프랑스 선사 CMA CGM이 발주한 초대형 컨테이너선 건조 일감을 중국 조선소가 가져갔지만, 이번 발주는 국내 조선사가 싹쓸이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수주는 초대형컨테이너선은 여전히 한국이 경쟁력이 높다는 걸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잇따른 대형 수주로 최근 극심한 ‘일감 절벽’에 조선사별로 시행되고 있는 순환 휴직도 조기에 종결될 기대감이 높아졌다. 현재 현대중공업 그룹 계열 조선 3사(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는 순환 유급휴직, 대우조선은 급여 10% 반납과 순환 무급휴직을 시행 중이다. 이번 수주 물량은 내년에 채워지기 때문에 순환 휴직이 끝나거나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물량이 채워지면 내년 상반기까지 계획된 순환휴직이 적어도 더 연장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