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 흡수 등 아웃도어 브랜드에서 자랑하는 등산바지 제품 기능이 성능 면에서 실제 광고에 나타난 것과 크게 차이가 나는것으로 27일 밝혀졌다./연합뉴스
광고와 달리 등산바지 제품이 내세우는 습기를 빨아들이고 빨리 마르는 기능이 실제로는 성능 면에서 현격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가 선호하는 12개 아웃도어 브랜드 총 12개 등산바지 제품을 대상으로 기능성·안전성·내구성 등을 시험·평가한 결과를 27일 내놨다.
땀을 빠르게 흡수하는 정도를 실험한 흡수성 평가 결과 전 제품이 1~2급으로 매우 낮았다. 흡수성은 1부터 5급으로 나뉘며 5급에 가까울수록 우수하다.
소비자원은 “시험 대상 모든 제품이 흡습 또는 속건성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흡수성이 매우 낮아 운동할 때 나는 땀방울이 옷에 흡수되지 않고 피부 표면을 따라 흘러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물이 의류 표면에 닿았을 때 빠르게 스며들지 않고 물방울을 튕겨내는 ‘발수성’은 세탁 전 조사대상 모든 제품에서 4급 이상을 보였다. 발수성은 0~5급으로 평가되며 급이 높을수록 우수하다.
하지만 머렐(5217PT118), 콜핑(KOP0930MBLK) 등 2개 제품은 아웃도어 전용세제를 이용해 손세탁을 5회 한 뒤 다시 측정한 결과 발수성이 1급으로 떨어졌다.
밀레(MXMSP-003M6) 제품은 햇빛에 노출돼도 색상이 변하지 않는 정도인 ‘일광견뢰도’가 소비자원 섬유제품 권장품질기준에 못 미쳤다.
마찰로 색상이 변하는 정도인 마찰변색도는 스페이스(NFP6NI12), 디스커버리익스페디션(DMPT11711U-1), 머렐(5217PT118), 밀레(MXMSP-003M6), 블랙야크(B4XS2팬츠S#1), 빈폴아웃도어(BO7221B01R), 케이투(KMP173331Z12), 코오롱스포츠(JWPSN17501), 콜핑(KOP0930MBLK) 등 9개 제품에서 기준 이하로 측정됐다.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에 따른 pH, 폼알데하이드, 아릴아민 등 유해물질을 시험한 결과 모든 제품이 안전기준에 부합했다. 하지만 발수가공제로 인한 ‘과불화화합물’은 5개 제품에서 1.0㎍/㎡ 이상 검출돼 유럽 섬유제품 민간 친환경인증에 미치지 못했다.
과불화화합물은 자연적으로 잘 분해되지 않아 인체나 환경에 축적될 가능성이 있는 잔류성 물질이다. 신체에 쌓이면 생식기나 신장·면역체계 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현재 국내에는 과불화화합물 관련 기준이 없다.
과불화화합물이 유럽 기준 이상으로 검출된 제품은 노스페이스(NFP6NI12), 디스커버리익스페디션(DMPT11711U-1), 레드페이스(REWMPAS17110), 빈폴아웃도어(BO7221B01R), 케이투(KMP173331Z12) 등이다.
한편 웨스트우드(WH1MTPL523) 제품은 사용된 섬유 종류와 비율을 나타내는 혼용률 표시가 실제와 달랐다.
소비자원은 “흡습·속건 표시 및 광고 개선, 혼용률 표시 부적합 개선 권고를 받은 업체는 개선 계획을 알려왔다”며 “과불화화합물이 검출된 5개 업체에서는 자발적으로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전해왔다”고 말했다.
/정지형인턴기자 kingkong9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