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사진)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2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북 군사옵션 발언에 대해 “한미동맹이 깨진다 하더라도 전쟁은 안 된다”고 반박했다. 주한미군 감축, 한미 군사훈련 축소보다 강도 높은 돌출 발언인 만큼 논란이 예상된다.
문 특보는 이날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동아시아미래재단 토론회에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이 무모하게 한다면 인류에 대한 죄악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지상군 투입 없는 군사 행동으로는 (북한 지도부·핵 자산·군사지휘부 궤멸이) 상당히 어렵다”고 강조했다.
문 특보는 “상당히 걱정되는 상황이고 제일 큰 위기는 북미 간 우발적·계획적 충돌”이라며 “미국과 북한 간 군사적 충돌이 일어난다면 핵전쟁으로 발전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심각한 것은 미국과 중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로 샌드위치가 된 한국을 무시하고 마음대로 하는 ‘코리아 패싱’이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한미일 대북 압박 공조에 대해서는 “제재와 압박이 능사는 아니다. 북한은 엄청난 적응력을 갖고 있다”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세컨더리보이콧도 효과를 보기 어렵다고 예측했다.
다만 문 특보는 “내 의견이 아닌 미국 학자의 의견을 말하려 한다”며 물러섰다. 송영무 국방장관의 비판을 염두에 둔 듯 “정부에서 봉급을 받지 않는 위촉직이고 자유분방할 수 있었던 것은 기관 제약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문 특보는 또 “연말께 한중 정상회담이 열려 한중 관계가 뚫릴 것이며 한중 협력을 통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새 시도가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다만 “개인적인 희망이고 학자적인 예측”이라고 선을 그었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