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방송된 MBC 수목미니시리즈 ‘병원선’(극본 윤선주, 연출 박재범)에서 서로에게 마음을 열면서 설렘주의보가 발령했던 은재(하지원)와 현(강민혁) 사이에 걸림돌이 생겼다. 엄마의 심장질환을 치료한 은재에게 마음을 뺏긴 재걸(이서원)이 직진하기 시작한 것. 그 가운데 영은(왕지원)은 “송은재 선생의 엄마는 오빠 때문에 죽었다.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진료한 사람이 오빠였다”라며 “엄마가 죽는 걸 방조한 의사와 사랑이 되겠냐”는 말로 현의 마음을 무겁게 했다.
/사진=MBC
죄책감으로 조심스러운 현과 고마움으로 그녀를 향한 마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재걸의 삼각 러브라인이 심화되는 가운데, 세 사람은 함께 수술을 하게 됐다. 부모님의 무관심에 늘 외로워했던 어린 재걸을 아버지처럼 돌봐줬던 ‘할아범’ 수봉(민경진)이 탈장으로 병원선으로 실려 온 것. 수술은 쉽지 않았다. 수봉은 지혈이 힘들고 마취도 할 수 없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재걸은 “마취 문제는 내가 도울 수 있다”며 “침술 마취가 내 전문분야다. 환자에게 아무런 부담도 없다”고 말하며 수술실에 함께 들어가겠다고 주장했다. 한의학을 신뢰하지 않는 은재는 반대를 거듭했지만, “선생님이 환자를 잃을 수 없듯이, 나한테는 아버지보다 더 소중한 사람”이라는 재걸과 “환자의 통증을 줄일 수 있다면 할 수 있는 건 뭐든 해야 한다”는 현의 설득에 “한 번 해보자”며 수술을 진행했다.
긴장 속에서 진행된 양의학과 한의학의 첫 협진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수술 후, 은재는 한의학에 대해 “눈앞에서 본걸 부인하진 않겠지만 아직 인정은 할 수 없다”고 말했지만, “지금 이 순간 과학이 증명하지 못한 걸 모두 거짓이라고 생각해도 되는 걸까, 생각해보겠다”며 조금씩 변화해가는 모습을 보였다.
은재의 변화는 감정을 인정하는 데서도 드러났다. “우리 오빠 좋아하냐”는 영은의 질문에 “그래요. 내가 살면서 계획표에 사랑이란 걸 끼워 넣을 의사가 있었다면 그 상대는 곽선생이었을 것”이라 답한 것. 하지만 “사랑이란 거에 관심 없는 사람이란 걸 다행이라고 생각하라는 뜻이에요”라는 말로 은재가 여전히 ‘사랑은 사치’라 생각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아버지의 사채빚 때문에 월급의 반 이상을 차압당하고 있는 무거운 현실 때문이었다.
한편, ‘병원선’이 일과 사랑, 양쪽으로 속도감 있는 전개를 보이는 가운데 사채업자에게 쫓기는 은재의 아버지 송재준(조성하)과 동생 송우재(이민호)가 베일을 벗고 첫 등장했다. 인생 계획에 사랑을 끼워 넣을 여유도 없는 팍팍한 은재의 삶에 송父子는 어떤 영향을 끼칠까.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