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톡] ‘신과함께’ 원작기반 영화의 딜레마, 어디까지 바꿔야 하나

제작비 250억, 제작기간 6년을 쏟아 부은 영화 ‘신과함께’가 티저 공개만으로 화제몰이를 제대로 하고 있다.

/사진=주호민 작가 SNS, 롯데엔터테인먼트


‘신과함께’ 투자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는 26일, 12월 20일 개봉을 확정 짓고 티저 예고편을 공개했다. 동명의 원작 웹툰이 김용화 감독의 손을 거쳐 탄생했고, 영상버전이 최초로 베일을 벗은 것.

‘신과함께’는 ‘오! 브라더스’부터 ‘미녀는 괴로워’ ‘국가대표’ ‘미스터 고’를 연출한 김용화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배우 하정우, 차태현, 이정재, 주지훈, 김향기, 마동석, 김동욱, 엑소 디오, 오달수, 임원희, 장광, 정해균, 이준혁, 김수안, 이준혁, 예수정 출연에 이정재, 김해숙, 이경영, 김하늘이 특별출연해 초호화 라인업을 자랑한다.

이에 원작 팬들과 예비 관객들은 일찍이 제작단계부터 영화의 완성도에 기대감을 쏟아냈다. 게다가 국내영화로는 최초로 이승과 저승의 이야기를 판타지 장르로 시각화해 다루는 것이었다. 업계에서조차 이를 어떻게 실사화 할지 짐작할 수 없다는 의견들이 많았다.

티저가 공개된 후 관객들의 반응은 각양각색이다. 원작과 다른 설정이 새롭다는 기대감과 원작과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우려가 반반이었다. 일단 ‘신과함께’는 당초 김용화 감독이 밝혔듯 원작과 상당부분 차이를 두고 전혀 다른 모습으로 각색이 이뤄졌다.


‘신과함께’는 저승에 온 망자가 그를 안내하는 저승 삼차사와 함께 49일 동안 7개의 지옥에서 재판을 받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주호민 작가의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데, 영화에서는 인물 배치, 인물의 성격, 작품의 장르를 달리했다.

/사진=주호민 작가 SNS, 롯데엔터테인먼트


가장 크게 회자되는 부분은 진기한 캐릭터의 부재다. 원작의 70% 가량을 차지하는 진기한이 영화에는 등장하지 않는다. 국선변호사 진기한은 주인공 김자홍(차태현)이 지옥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변호에 나서는 인물. 주인공급의 비중을 차지했던 그의 부재와 함께 원작에서 상대적으로 거리감이 있던 강림(하정우)과 해원맥(주지훈)이 김자홍과 본격적으로 엮여 이야기의 방향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주인공 김자홍을 소방관 직업의 정의로운 망자로 설정한 것도 다른 점이다. 원작에서 김자홍은 평범한 샐러리맨이었지만, 영화에서는 김자홍을 영웅으로 묘사했다. 또한 저승사자 해원맥이 무뚝뚝하고 냉정하지만 따스한 이면이 있는 원작과는 달리, 유머러스한 면이 부각돼 영화의 전반적인 톤이 바뀔 가능성이 크다.

장르적인 차이도 예상된다. 원작에서는 존재감 없는 무색무취의 김자홍이 지난날들을 후회하며 착한 천성을 되찾는 과정을 통해 휴머니즘과 감동을 선사했다. 영화에서는 상당부분 CG 처리가 가미된 대규모의 비주얼을 강조하며 액션 판타지를 지향하는 것으로 보인다.

원작을 기반으로 한 작품들은 원작팬들이 바라는 작품의 고유성을 지키면서 새로움을 추가하는 비율의 정도에서 딜레마를 가질 수밖에 없다. 영화 ‘신과함께’가 파격적인 변화를 주면서 원작팬들로부터는 다소 원성을 사고 있지만, 그 밖에 새로운 재미가 있지 않을까 하며 기대감을 품는 이들도 있다.

최근 원작 소설을 기반으로 한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이 25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다.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은 소설의 설정을 토대로 이야기의 절반가량 차이를 뒀다. ‘신과함께’ 역시 많은 설정이 바뀌었지만 영화 전반을 파악하는 데 있어서는 개봉 이후 모든 실체가 드러나고 봐야 알 일이지 않을까.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