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롱런시대, 뭉치면 산다] "활어경매 장점 살린 초밥집 3개월 만에 명소로"

<2> 부안시장협동조합
신선한 회·지역명물 뽕잎 밥 더한
초밥집 '시장안' 관광객 줄이어
'참뽕간장새우' 공동브랜드도 인기
소진공 협동조합 활성화 지원 큰힘

김흥빈(앞줄 가운데)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이 부안상설시장 상인들과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전라북도 부안 상설시장에 가면 시장안(SEE長安) 초밥이라는 식당이 있다. 전국에서 모여든 관광객들이 필수로 찾아가는 맛집으로 올라선 이 곳은 창업이력이 3개월에 불과하다. 비결은 간단했다. 지역 전통시장만이 내세울 수 있는 장점을 한 곳에 모았기 때문이다.

부안은 채석강과 적벽강, 내소사 등 명소들이 많아 관광객 수요가 많고 부안시장은 활어회 경매가 이뤄져 신선한 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다. 국내산 쌀로 지은 뽕잎 밥을 초밥에 사용해 개성을 살린 점도 젊은 방문객들에게 어필했다.

특히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을 통해 협동조합활성화 사업지원을 받았던 것이 큰 힘이 됐다. 부안시장협동조합은 지난 2015년 이 사업을 통해 공동장비와 공동마케팅을 지원받았다. 1톤 탑차를 확보해 공동구매와 배송 문제를 해결했고 냉장고, 냉동고, 진공포장기, 탈피기 등을 지원받아 운영비용을 절감했다. 조합의 로고를 만드는 비용도 충당했다. 남정수 부안시장협동조합 이사장은 “활성화 사업이 시장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며 “지원사업을 받기 전까지 2,000만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2년 만에 4억원으로 급상승했다”고 말했다.


부안시장협동조합은 ‘부안참뽕간장새우’라는 공동브랜드 상품도 개발했다. 이 상품은 지역마트에서 2주 동안 평균 2,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지역의 명물로 올라섰다.

이 같은 변화는 괄목할 만한 수준이다. 부안상설시장은 한때 전북지역의 소비중심지, 문화교류의 중심으로 통용됐지만 인근 도시인 전주, 김제, 익산 등에 대형할인마트가 잇따라 입점하면서 기존의 위상을 잃어가고 있었다.

남 이사장은 “시장 상인들 모두 협업을 통해 우리만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쉽지 않았다”며 “협동조합활성화 사업을 통해 조합을 설립하고 시장과 주변 관광인프라를 활용한 경쟁력 창출에 나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코레일이 실시한 ‘팔도장터 관광열차 운영결과’를 보면 부안상설시장은 2015년 고객만족도 1위를 기록했다.

김흥빈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은 “전통시장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상생과 협업을 통한 경쟁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부안시장협동조합은 상생과 협업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 대표적 사례로 다른 지역의 전통시장들에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해욱기자 spook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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