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과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서로의 입장 차만 확인한 채 임대료 조정 첫 협상을 마쳤다. 롯데면세점과 인천공사는 추석연휴 직후 이견을 좁힐 수 있는 안을 들고 나와 2차 협상 테이블을 마련할 계획이다.
28일 롯데면세점과 인천공사 임원, 실무진들은 인천 인천공사 청사에서 임대료 조정 관련 첫 협상을 가졌다. 이번 협상에서 롯데면세점은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기존에 제시한 변동 임대료 안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인천공사 측은 전체 여객 수요 증가로 임대료 인하 명분이 없다는 점, 롯데의 사정을 봐줄 경우 다른 업체들과도 연쇄적으로 임대료 인하 협상을 가져야 하는 부담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이번 협상은 사실상 상견례 같은 자리로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는 자리와 같았다”고 설명했다.
롯데면세점과 인천공사는 추석연휴 직후 다시 한번 협상 테이블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우선 임원과 실무진의 만남이었던 만큼 첫 협상 내용을 각사 대표에게 보고하고 연휴 기간 서로의 이견을 좁힐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면세점은 최근 사드 여파로 면세 큰손인 중국인 고객이 40% 가까이 급감하면서 올해 2,000억원 이상 손실을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하루라도 빨리 협상을 마무리 짓고 싶어하는 입장이다. 만약 협상이 최종 결렬될 시 특허권을 반납하는 안까지 고려하고 있다.
인천공사 역시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압박이 있는 상황에서 최근 입국장 면세점까지 재추진할 정도로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상태다. 기획재정부 등 상위기관의 도움 없이 무턱대고 임대료를 인하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란 얘기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인천공사의 독단적 판단으로 롯데면세점의 요구를 들어주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롯데면세점이 부분 또는 완전 철수할 경우 나타날 후폭풍도 상당한 부담이라 한동안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