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가 오는 10월 12일부터 국정감사에 돌입합니다. 하지만 예년과 마찬가지로 면박주기용 국정감사 증인 채택이 올해도 어김없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국회의 국정감사에 민간기업 CEO들이 무더기로 증인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벌써 국감의 본질이 흐려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상용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국회 정무위원회는 오늘 원내 교섭단체 간사간 회의를 통해 대기업 CEO를 대거 증인으로 채택하기로 잠정 합의했습니다. 아직 유의동 바른정당 의원이 동의하지 않아 최종안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대기업 CEO의 증인 채택은 합의안대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입니다.
잠정 합의안에 따르면 삼성그룹 계열사로는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과 방영민 삼성생명 부사장, 이학수 전 삼성 부회장 등이 포함됐습니다.
또 윤갑한 현대차 사장과 장동현 SK 대표이사, 허진수 GS칼텍스 회장, 임병용 GS건설 사장, 하영구 은행연합회장, 김승유 한국투자금융지주 고문 등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문 사장은 제조사와 이동통신사 간 단말기 가격 담합과 관련해 증인 채택이 유력시됩니다. 또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은 이건희 삼성그룹 전 회장의 차명계좌 실명 전환 문제를 놓고 증인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방영민 삼성생명 부사장의 경우 유배당 보험 계약자의 이익 배분 등의 문제로 정무위원회 의원들이 명단에 포함시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현대차의 윤갑한 사장은 자동차 리콜 문제로 최종 증인 명단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GS칼텍스의 허진수 회장과 임병용 GS건설 사장은 하도급 일감몰아주기 논란으로 정무위 국감 증언대에 설 것으로 보입니다.
외국계 기업으로는 카허 카젬 한국GM 대표가 정무위 국감에 참석할 것으로 유력시 됩니다. 만성적인 적자에도 불구하고 미국 GM홀딩스에 고금리 차입금 4,390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무위 의원들이 산업은행의 관리 감독 소홀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국회의원들이 대기업 CEO를 국정감사 증언대에 세우려는 것은 대기업 CEO들을 국회에 불러 예년과 같이 면박을 주고 모욕을 주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입니다. 특히 일부 기업의 경우 국회의원들의 증인 채택 움직임에 해당 CEO는 관련이 없음을 알렸지만 국회의원들의 막무가내식 증인 채택 요구로 상당수 CEO들이 국회 국정감사장에 참석해야 합니다.
법인세 세율 강화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최저임금 인상 등 산더미처럼 쌓인 재계의 현안에 CEO들이 국회에서 질문 한 개 받지 못하고 자리만 지키는 풍경이 연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상용기자 kimi@sedaily.com
[영상편집 김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