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자동차는 바퀴달린 스마트 폰이라는데...사업재편 꺼리는 완성차 산업

국내 자동차 산업 재무상태 하락..완성차와 엔진 둥 주요 부품 위주 수직계열화로 사업 재편 더뎌
중국, 자동차 기업이 비행차 개발사 인수
미국, IT기업이 자율주행차 업체 인수

자동차 산업의 중심축이 완성차에서 부품과 전기차로 바뀌면서 국내 완성차 업체의 사업 재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완성차 업체와 부품 협력업체가 수직 계열화된 구조가 오랫동안 이어지면서 신성장동력을 얻기 위한 기업 인수합병이 어렵다는 점이다. 반면 해외에서는 정보통신(IT)과 자동차 산업 간 신규 인수전이 물밀듯 벌어지고 있다

1일 KPMG 삼정회계법인이 국내 자동차 산업에 속하는 1,329개 기업의 2012~2016년 재무상태를 조사한 결과 매년 10%대를 유지하던 총자산 증가율이 2016년 6.8%로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유동비율은 107%대를 유지하다 2015년부터는 95%대로 떨어졌다. 자동차 산업의 단기적인 성장과 재무 안정성이 위축됐다는 뜻이다.

다만 전반적인 하락속 세부업종별로 희비는 갈렸다. 2016년 세부 업종별 총자산 증가율을 보면 자동차용 전기장치가 전년대비 10% 성장했으나 자동차용 엔진은 0.97%로 가장 낮았다. 자동차용 엔진은 평균 부채비율도 331%로 산업 내에서 가장 높았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자동차 산업의 핵심 부품은 엔진이었지만 이제는 전장 부품으로 넘어간 것”이라면서 “국내 자동차 산업은 완성차와 엔진 등 을 담당하는 협력사가 수직계열화된 구조로 고착화 되면서 완성차와 협력업체 모두 인수합병이나 투자를 통한 신규 사업 진출을 꺼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완성차 업체가 협력업체를 쥐어짜는 구조로 이익을 유지하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사업 재편이 더디다고 지적한다. 완성차 협력업체의 한 대표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는데 처음에는 인정하지 않다가 해외에서 인정받고 오자 수용하면서 그 만큼 줄어든 제조 비용을 반영해 원가를 낮추겠다고 통보했다”면서 “협력업체 입장에서도 기술 개발이나 새로운 사업 재편할 유인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실제 완성차 업계의 매출 총이익률은 19%를 기록했지만 부품 산업은 10%대에 머물고 있다.

해외에서는 IT기업과 자동차 기업 간 신규 인수전이 물밀듯 벌어지고 있다. 일반차량이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로 대체되고 소유가 아니라 공유하는 공유 경제의 모델을 염두에 둔 투자다.

2010년 스웨덴의 완성차 업체 볼보를 인수하며 자동차 업계에 뛰어든 중국 지리 그룹은 최근 미국의 비행 자동차 개발회사인 테라퓨지아를 7월에 인수했다고 밝히며 업계를 놀라게 했다. BMW와 손잡고 자율주행차를 개발하던 인텔도 지난 3월 관련 기술을 갖고 있는 모빌아이를 인수하고 디지털 지도 서비스 업체인 히어에 투자했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완성차 업체가 협력업체 인수전에서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하거나 시장을 철수할 때 신규 거래선을 연결해 주고 나가는 등 국내 자동차 업계와는 다른 관행을 갖고 있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자동차가 소유하기보다는 공유의 대상이 되고, 자동차 회사가 일종의 서비스기업으로 변모할 텐데 대처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내다봤다.

/임세원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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