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빌딩 투자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한 꼬마빌딩의 모습. /사진제공=빌사남
정부가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해 고강도의 규제를 가하자 상대적으로 압박이 덜한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중소형 빌딩(거래 금액 500억원 이하) 투자의 인기가 계속되고 있다. 저금리 등의 상황에서 정부 규제를 피해 고정 임대수익을 원하는 유동 자금이 몰려든 탓이다.2일 중소형 빌딩 매매·정보업체 ‘리얼티코리아’의 월간매매동향 자료를 보면 올 8월 중소형 빌딩 거래는 총 168건 진행됐다.
이는 7월 거래량(105건)보다 60% 증가한 수준이며 1년 전 거래량(111건)과 비교하면 약 51% 늘어난 것이다. 총 거래규모도 올 7월 7,065억원에서 8월 8,595억원으로 증가했다. 1년 전(6,637억원)과 비교하면 29.5% 가량 커졌다. 중소형 빌딩 거래 중 약 60%의 비중을 차지하는 30~50억의 ‘꼬마 빌딩’의 경우 올 7월 68건에서 8월 78건으로 늘었다.
중소형 빌딩에 대한 인기는 저금리가 장기적으로 이어진 데다 주택시장 규제가 강화에 따른 반사이익이라는 해석이 많다. 리얼티코리아 관계자는 “부동산은 안전자산이란 인식이 아직 강한데다 시중금리가 낮아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사람들이 빌딩 투자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한 빌딩 중개업체 관계자는 “강남권 아파트 가격인 약 20억원 상당을 가지고 빌딩 투자를 시작하려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면서 “정부가 주거시설에 대한 규제를 쉽게 풀어주지 않을 듯하자 아파트에 매력을 잃어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윤수 ‘빌사남’ 대표는 “빌딩 투자의 관심 많아지면서 매수하려는 사람은 늘어나지만 매물은 한정되다 보니 매도자들의 가격을 높이는 분위기”라면서 “특히 8·2 대책 이전에 매각을 진행했던 건물이 대책 이후 가격이 더 오를 거 같다는 생각에 거래를 중단시킨 사례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또 최근 빌딩 거래 정보를 과거보다 쉽게 얻을 수 있다는 점 등도 빌딩 투자의 관심을 높이는 이유다. 다소 폐쇄적이었던 시세 등 각종 정보가 최근에는 스마트폰 앱에서도 확인할 수 있게 되자 직장인 등의 관심도 커졌다는 해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인기가 높은 만큼 주의해야 할 점도 적지 않다고 조언한다. 적지 않은 금액을 들였다 큰 낭패를 입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우선 건축물대장을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공부상 용도와 실제 용도가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가령, 용도는 근린생활시설인데 임대수익을 높이기 위해 원룸을 여러 개로 만들 경우 임차인은 전입신고를 할 수 없다. 이에 임차인 구하기가 힘들고 위법건축물로 적발되면 이행강제금을 매년 납부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또 법적으로 개발행위 등이 제한되는 경우도 확인해야 한다. 현 건물을 철거한 뒤 새로 개발을 할 경우 건물이 어떻게 신축되는지도 사전에 알아둬야 한다는 설명이다. 임대차계약서에서 기재된 임대료가 부가가치세가 포함된 것인지 여부인지를 확인하지 않으면 예상 임대수익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체크 포인트로 꼽힌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