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인권센터 관계자는 3일 “올해 인권주간 주요 행사인 ‘인권 부스’ 참가 예정 단체들이 연대 보이콧 의사를 전해와 인권주간 행사 자체를 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대는 지난 2013년부터 학내 인권조사 기구인 인권센터 주최로 ‘SNU 인권주간’을 열어왔다. 행사에는 학내 성소수자 동아리와 장애 인권 동아리 등이 부스를 만들어 참여해왔다. 올해는 오는 10일부터 12일까지 열릴 예정이었다.
보이콧 사태는 서울대 총학생회 산하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이하 학소위)가 지난달 14일 인권센터로부터 인권주간 행사에서 퇴출을 통보받으면서 비롯됐다. 학소위가 ‘교수-학생 간의 권력관계에 의한 인권침해’를 주제로 부스 프로그램을 기획했는데 인권센터는 이 기획안이 특정 교수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인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수정을 요청했다. 이에 학소위는 해당 교수의 신분이 드러나지 않는 방식으로 기획안을 수정했지만 인권센터는 이 역시 인권침해 가능성을 이유로 난색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학소위는 인권센터로부터 행사에서 부스를 내줄 수 없다는 ‘퇴출’ 통보를 받았다.
학소위는 인권센터에 퇴출 사유를 묻는 공개질의서를 보냈지만 명확한 답을 듣지 못했다며 다른 인권주간 행사까지도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에 다른 학생 인권단체들도 보이콧에 가세했다.
인권센터 관계자는 “학생들이 기획한 프로그램으로 또 다른 인권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하자는 취지였다”면서 “인권주간의 주요 행사였던 부스 운영이 불가능해지면서 전체 행사가 취소돼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박진용기자 ypng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