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에 다시 본 문화재] 경주 부부총 금귀걸이

신라의 화려하고 귀족적인 금속 공예술의 절정을 보여주는 대표작이 바로 국보 제90호로 지정된 ‘경주 부부총 금귀걸이’다. 둥근 몸통이나 은은하게 반짝이는 빛이 꼭 한가위 보름달을 담았다.


가운데를 비게 만드는 태환이식 귀고리지만 길이 8.7㎝에 한쪽 무게만 25g 이상이라 일상적으로 착용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귀고리의 몸체가 되는 커다랗고 둥근 고리에 타원형의 중간고리가 연결돼 그 아래로 나뭇잎 모양의 화려한 장식들이 매달려 있다. 커다란 둥근 고리를 거북등무늬 같은 육각형으로 나눠 그 안에 꽃을 표현했는데 꽃 하나하나에 금실과 금 알갱이를 붙이는 누금세공법(鏤金細工法)이 이용됐다. 지름 0.7㎜로 깨알보다 작은 금알갱이가 무려 5,000개나 쓰였으니 신라인의 정교한 손재주와 지극한 정성이 돋보인다. 나름의 기술을 갖춘 오늘날의 문화재 복제전문가들이 복제품을 만드는 데도 한 달 정도가 소요된다고 한다.

경주 보문동에 위치한 부부총은 일제 시대인 지난 1915년에 발굴돼 부부가 합장된 무덤이라는 뜻으로 그 이름이 붙었으나 그간의 연구 결과 두 명의 여성이 묻힌 무덤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부부총’은 ‘보문동 합장분’으로도 불린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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