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을 준비하는 ‘취준생’의 경우 명절은 그리 반가운 존재는 아닙니다. ‘백수’의 신세로 친척들 앞에서 주눅이 들 자신을 상상하니 자리를 피하고 싶다가도 그렇다고 큰집이나 고향을 가지 않자니 마음이 편치 않아서인데요.
‘일자리 정부’를 모토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에서도 취업의 문턱은 낮아지지 않았습니다. 정부가 추석 이후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 속도를 높여 일자리 확충에 나서겠다고 공헌했는데요. 취업 지표 개선이 쉽지 않겠지만 취준생과 신규채용을 고민하고 있는 고용주분들껜 좋은 소식이 될 듯합니다.
지난 달 13일 동대문 DDP에서 열린 청년희망 실현을 위한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에 참석한 취업준비생들이 현장 면접을 보기위해 대기하고 있다./이호재기자.
◇8월 취업자 수, 전년 대비 2분의 1 수준=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8월 취업자 수는 21만2,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9만명 대비 45.6% 감소했습니다. 취업자 수가 20만명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7개월 만인데요. 청년실업률도 9.4%로 1년 전보다 0.1% 포인트 올랐습니다. 8월 청년실업률만 놓고 보면 IMF 외환위기가 발생한 이후인 1999년 8월(10.7%) 이후 최고치라고 하네요. 정부는 원인을 건설업의 고용둔화로 꼽았습니다. 7월 전년 대비 10만1,000명 증가했던 건설업 취업자 수는 8월 3만4,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통계청은 “8월 취업자 감소는 고용이 크게 늘었던 지난해 8월의 기저효과와 잦은 비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해보다 8월 달에 비가 내린 날(15.2)이 두 배 가량 높아지면서 건설업계의 일용직 종사자 채용이 줄었다는 설명인데요. 복지예산 실탄을 확보하려는 목적으로 SOC 예산 삭감 기조를 내건 문재인 정부에서 건설업 고용 둔화가 고착화 될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특히 대졸 이상 실업자는 지난해 대비 더욱 늘어났습니다. 대학을 졸업했지만 취업을 하지 못해 명절이 즐겁지 않았던 기억이 있으신 분들도 계실 텐데요. 지난 8월 기준 실업자는 모두 100만1,000명으로 이중 절반(49.1%)에 달하는 49만1,000명이 대학 졸업 이상 학력을 가진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8월 전체 실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0.5%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대졸 이상 실업자 수는 무려 12.9% 급증했습니다.
아울러 중국의 사드 보복도 큰 원인으로 꼽힙니다. 도소매·숙박음식 부문 취업자 수는 4월 11만 1,000명 증가(전년 동월 대비)했지만 6월 들어 감소세로 전환하며 3만 명이 줄었고 7월(-2만 9,000명)과 8월(-1만 2,000명)에도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지역별 실업률은 중국인이 많이 찾았던 제주가 3.0%를 기록, 지난해보다 무려 0.8%포인트 급등하는 등 중국의 경제보복 여파가 취업 지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습니다.
중소기업이 취업 애로 계층을 고용했을 때 지원되는 고용창출장려금 예산 규모도 늘어났습니다. 고용창출장려제도는 신규 근로자 임금 및 기존 근로자 임금감소액을 보전 지원하는 것인데요. 근로자 수가 증가한 경우 증가근로자 수 1인당 우선지원대상기업은 월 80만 원 인건비를 국가로부터 받을 수 있습니다. 시간선택제 근로자를 무기계약으로 신규 고용하여 3개월간 고용을 유지한 경우에도 신규 고용 근로자 1인당 우선지원대상기업은 월 60만 원, 대규모 기업은 월 30만 원의 혜택이 있는데요. 정부는 고용창출장려제도에 3,430억(추경 809억)을 편성하고 하반기 집중 투입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이미 중소기업에 취업한 경우 근로자들의 장기 근속을 독려하기 위한 청년내일채움공제 예산도 늘어납니다. 청년내일채움공제는 근로자와 사업주, 정부가 일정 부분 공제금을 걱립해 2년 이상 근속한 근무자에게 1,600만 원과 복리이자를 돌려주는 제도입니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