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가정폭력 신고 2년 만에 40% 증가.. 가까울수록 '배려' 필수

올해 초 충남 청양에서는 명절을 맞아 고향 집을 찾은 동생(43)이 형(44)과 말다툼을 벌이다가 흉기까지 휘두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동생은 “왜 담배를 끊지 않고 집에서 피우느냐”고 질책하는 형과 다툼을 하던 중 화를 참지 못하고 형을 흉기로 찌른 것으로 알려졌다.

추석 기간 가정폭력 신고가 해를 거듭하며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는 과거 명절보다 연휴가 긴만큼 사건사고 발생 가능성도 동시에 높아져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4일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가정폭력 신고 건수는 하루 평균 기준으로 2014년에는 139건이었지만 2016년에는 194건으로 약 40% 증가했다. 추석 기간 신고 건수는 추석 당일 포함 전후 20일 평균 수치로 집계됐다.

특히 추석기간 가정폭력 신고 건수는 평소보다 훨씬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는 게 특징이다. 실제로 2014년 서울 지역 하루 평균 가정폭력 신고는 125건으로 추석 연휴 평균보다 14건 적었으며 2016년 역시 147건으로 추석 기간보다 47건 적었다.


전국적으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추석 연휴 기간 112에 접수된 가정폭력 신고는 일평균 약 1,233건이었다. 2016년 전체 일평균 가정폭력 신고 건수가 725건인 것에 비하면 추석 기간에 70%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명절 기간에는 오랜만에 만난 친지들에게 말조심 등 상대를 배려하는 것은 기본이고 특히 부부 사이일수록 그동안 쌓아놨던 불만을 터뜨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가정폭력 신고 사건 유형을 살펴보면 부부간 폭행이 60~70%대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은 부모·자녀(25%), 형제·자매(10%) 등의 순이었다.

제오복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중구지부 소장은 “명절에는 장거리 운전과 가사 노동 등 평소에 못느꼈던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는 요인이 많아 평소 배려관계가 부족했던 가족 간 갈등이 일시에 증폭되는 경우가 있다”며 “명절이 되기 전에 서로 가사 역할을 분담해 불필요한 감정소모를 줄이고, 영화 관람 등 여가를 늘려 스트레스를 해소할 시간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이번 추석 연휴 가정폭력을 줄이고자 SNS 등 홍보를 통해 관심을 환기하고 가정폭력 재발 우려 가정에 대한 사전 모니터링을 한다. 또 가정폭력 신고가 접수되면 강력사건에 준해 대응할 방침이다.

/박진용기자 yong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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