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매체가 9일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은 지난 2014년 8월 25일 사이버사와 손잡고, 사이버사 직원을 대상으로 한 석·박사 과정인 사이버안보학과를 3년간 운영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시 조현천 사이버사령관과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장은 “사이버 안보 분야 전문 인력 양성을 목표로 학과를 설치 및 운영하기 위해 계약을 체결한다”며 이른바 ‘계약학과’ 형태로 사이버안보학과를 만드는 데 동의했다.
이는 앞서 2012년 1학기부터 개설된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 학부 과정과는 별개의 프로그램으로 전해졌다.
사이버사와 고려대의 계약에 따라 사이버안보학과 1기로 선발된 사이버사 직원은 약 20명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대학원에서 석·박사 과정을 수료하면서 매년 전액 장학금을 받았다. 고려대와 국방부가 등록금의 절반씩을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의 한 학기 등록금은 700만 원에 가까운 수준으로, 당시 사이버사 직원들에 대한 파격적인 혜택을 두고 다른 재학생들 사이에서 볼멘소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런 혜택을 받은 사이버사 직원들은 절반가량이 그동안 사이버사에서 사이버 심리전에 관여하던 530 심리전단 소속이었던 것으로 전했다.
또한 현재까지 재학 중인 사이버사 직원만 해도 박사과정 2명 전원과 석사과정 16명 중 9명이 530 심리전단 소속으로 파악된다고 김 의원실은 공개했다.
이미 2013년 10월 국정감사에서 사이버사 정치 댓글 공작이 이슈화됐고, 이듬해 8월 중순 국방부 조사본부가 연제욱·옥도경 전 사이버사령관 등을 형사입건한 상황에서 오히려 공작의 실무자로 의심되는 이들에게 큰 혜택을 준 것.
특히 박사과정으로 입학한 박모 전 사이버사 심리전단장은 정치 댓글 공작에서 핵심 중의 핵심으로 알려진 인물로 전해졌다.
앞서 박 전 단장은 2012년 총선을 앞두고 사이버사 댓글 공작의 세부 사항을 적시해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 결재를 받고 청와대에도 보고된 ‘2012 사이버 심리전 작전 지침’ 문건을 작성한 장본인으로 전해졌다.
또한 그는 대선 직후인 2013년 2월 임기 말 이명박 당시 대통령으로부터 유공자 표창을 받았으며, 이후 군형법상 정치관여 혐의로 기소돼 선고유예의 유죄 판결을 선고받앗다.
이에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은 국방부 측에서 장학금 지원에 난색을 보여 지난달부터 시작될 수 있었던 사이버안보학과 2기는 선발하지 않기로 했다.
이날 김해영 의원은 “2014년 한창 논란이 된 사이버사의 심리전단 소속 요원들이 수천만 원씩 국민 혈세를 받아 최근까지 석·박사 과정을 이수하는 등 혜택을 받은 것이 과연 적절한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이와 관련, “대학원 측은 사이버안보학과 학생 선발 당시 사이버사 직원들의 구체적인 소속을 알지 못했다”며 “사이버 심리전을 교육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장주영기자 jjy033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