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영 은평구청장
“은평구는 한반도 교통의 중심이며 통일의 관문입니다. 통일의 전진기지로서 수색역세권의 역할이 필요합니다.”
최근 서울 은평구청 구청장 집무실에서 만난 김우영(49·사진) 은평구청장은 통일시대 은평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은평구는 통일로를 품고 있으며 관내 녹번동의 옛 지명이 ‘양천리’에서 알 수 있듯이 한반도 중앙에 자리한다”며 “이곳에서 남과 북 양쪽으로 각각 1,000리가 떨어진 곳에 부산과 의주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분단으로 인해 불이익을 많이 본 곳이 은평이고 통일이 되면 한반도의 중심 역할을 하게 될 지역도 은평입니다.”
그의 논의는 자연스럽게 수색역세권 개발의 중요성으로 이어졌다. 서울에서 철도로 북쪽으로 가려면 수색역을 통과해야 한다. 남북이 단절된 관계에서 수색역의 중요성을 퇴색됐으니 다시 통일시대를 맞아 먼저 준비해야 된다는 것이다.
김 구청장은 “수색역은 인천공항선과 경의선이 만나는 교통 및 대북진출의 전략적 요충”이라며 “여기에 문화와 쇼핑, 상업시설을 개발할 경우 인근 마포구 디지털미디어시티(DMC)와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와 함께 은평구는 통일에 대한 정서적 공감을 위해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을 제정해 최근 1회 수상자를 시상하기도 했다. ‘통일’과 ‘통일시대’를 은평구의 브랜드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에서다.
현재 은평구의 지역 개발 사업은 △수색역세권 △은평뉴타운 △서울혁신파크 등 3대축으로 진행 중이다. 김 구청장은 “은평뉴타운은 문화·자연·웰빙이 결합된 지역의 성장동력이며 서울혁신파크는 청년취업·인구고령화·환경 등 해결책을 모색할 혁신의 중추기지”라고 설명했다.
김 구청장은 최근 정치권의 이슈로 떠오른 ‘지방분권’ 확대에 대해서도 뚜렷한 소신을 밝혔다. 그는 “중앙독점 권력을 지방으로 분배하는 지방분권이 지자체장의 권한을 강화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있는데 이는 오해”라며 “지방분권은 권력의 원천을 국민에게 돌려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은평구는 이미 강력한 분권 실험을 하고 있기도 하다. 주민이 원하는 사업을 주민이 제안하고 선정하는 주민참여예산제, 주민의 구정참여 확대 등 민관협치, 주민참여형 축제인 은평누리축제가 그의 작품이기도 하다. 김 구청장은 “현행 제도로서 할 수 있는 분권 실험은 모두 해봤다. 지역이기주의 등 부정적인 면을 걱정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기우라고 분명히 말할 수 있다”고 했다.
최근의 지방분권은 곧바로 도시재생과 직접 연결된다. 김 구청장은 “도시재생사업은 은평구에서 시작한 산새마을의 모범사례가 서울시 정책이 되고 중앙정부의 정책으로까지 됐다”고 자부했다. ‘산새마을’ 프로그램은 사회적기업이 중심이 되고 주민들이 주거환경개선사업을 벌이는 과정에서 마을공동체도 복원시킨 사례다. 그는 “지난 8월 ‘향림마을 주민공동 이용시설 및 불광 도시재생지원센터’를 열어 도시재생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우영 은평구청장은 민선 5·6기 2선인 구청장직을 끝내고 내년 지방선거에는 출마하지 않겠다고 지난달 20일 선언했다. 은평구 관계자는 “지난 7~9월 은평구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민선 6기 구정 만족도 조사에서 80.4%가 긍정적으로 응답했다”며 “이는 민선 5기 때(2013년)의 70.7%에 비해 10%포인트 상승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 조사는 지난달 28일 공개됐다. 후임 구청장들도 자신의 이러한 노선을 계승 발전시킬 것을 당부한 셈이다.
/최수문·김정욱기자 chs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