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국제금융센터와 시장조사기관 CEIC, 한국무역협회 베이징지부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의 중국 수입 시장 점유율은 9.4%로 집계됐다. 우리나라는 2013년 9.4%의 점유율로 일본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선 뒤 2014년 9.7%, 2015~2016년 10%대를 기록하며 줄곧 1위를 기록해왔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다시 9%대로 떨어졌고 2위인 일본과의 점유율 격차도 0.5%포인트로 좁혀졌다.
중국 수입 시장에서 한국 제품의 점유율이 떨어진 것은 중국이 가공무역을 줄이고 고부가산업에서도 자체 생산을 늘리는 등 경제구조를 바꿔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사드 사태 장기화의 여파도 적지 않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연구위원은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중국과의 분쟁을 겪은 나라의 중국 수입 시장 점유율은 완만히 하락하고 회복도 더딘 경향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의 전체 수출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25.1%에서 올해(1∼8월) 23.5%로 떨어졌다. 홍콩까지 포함하면 31.7%에서 25.6%로 하락폭이 더 크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하락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한중 관계가 얼어붙으면서 우리나라의 대중국 직접투자(FDI)가 올해(1~7월) 들어 40.1%나 감소한 것이 시차를 두고 본사와 지사 간 거래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중 수출이 반도체·석유화학제품 등 소수 품목에 치우치면서 이른바 ‘쏠림 리스크’가 더 커졌다는 점도 우려를 낳는다. CIEC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까지 반도체와 석유화학제품이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2.8%에서 40%로 높아졌다. 대중 수출 상위 5대 품목 비중도 2007년 39.2%에서 2017년 51.9%로 증가했다. 이 연구위원은 “중국의 무역구조 변화, 한중 관계 경색 등으로 앞으로 대중국 수출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유지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면서 “수출 주력 품목에 대한 편중 심화로 특정 업종의 환경 변화에 따른 리스크가 확대될 소지도 있다”고 지적했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