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말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전달보다 1억7,000만달러 줄어든 3,846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2월(-1억3,000만달러) 이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국가의 비상 외화자금인 외환보유액은 환율을 안정시키고 국가신인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10일로 560억달러 규모의 한중 통화스와프가 만료됨에 따라 외환보유액을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주문이 커진 상황이지만, 한은은 지난달 감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부족한 수준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달 환율의 영향으로 외환보유액이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역대 2번째로 많은 규모”라고 설명했다. 외환보유액은 8월까지 6개월 연속 증가하면서 올해 들어 135억7,000만달러 늘었다.
한은에 따르면 외환보유액이 줄어든 것은 지난달 달러화 가치가 강세를 보이면서 유로화와 파운드화 등 기타통화 표시 외화자산을 달러화로 계산한 금액이 줄었기 때문이다.
9월 한 달 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92.7에서 93.1로 0.4% 올랐다. 미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보유자산 축소 계획을 공식화 하고 12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인 영향이 컸다.
반면 유로화와 엔화는 9월 동안 각각 달러 대비 1%, 1.8% 떨어졌다.
9월 말 기준 보유 외환을 형태별로 보면 전체의 91.8%인 3,533억 달러가 국채, 정부기관채, 회사채, 자산유동화 증권 등 유가증권 형태다. 한 달 사이 9억 달러 줄었다. 우리나라가 해외 중앙은행이나 주요 글로벌 은행에 보관해둔 현금성 예치금은 215억3,000만 달러로 전 달보다 7억6,000만 달러 늘었다.
이밖에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은 33억 달러로 2,000만 달러 줄었고, IMF에서 교환성 통화를 수시로 찾을 수 있는 권리인 IMF 포지션은 17억4,000만 달러로 1,000만 달러 늘었다. 매입 당시 장부가격으로 표시하는 금 보유액은 47억9,000만 달러로 9월에도 변동이 없었다.
8월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전 달과 같은 세계 9위 수준이었다. 중국은 외환보유액이 3조915억 달러로 한 달 사이 108억 달러 늘어나 1위를 지켰다. 뒤를 이어 일본이 1조2,680억 달러로 2위를 기록했고, 스위스(7,917억 달러)와 사우디아라비아(4,876억 달러), 대만(4,464억 달러), 러시아(4,240억 달러), 홍콩(4,138억 달러), 인도(3,978억 달러) 순으로 역시 전 달과 같았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