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코스닥 상장을 앞둔 전자파 차단 제품업체 상신전자의 김승천 대표는 최근 상장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내 3개 공장이 사드 관련 피해가 없는지 기자들이 질문하려던 참에 “주요 납품기업은 삼성전자·LG전자이고 중국에서는 생산만 해 사드 보복과 관련이 없다”고 ‘선수’를 친 것이다. 김 대표는 “예전 같으면 어떻게든 중국과 연결지어 보려고 했지만 지금은 정반대”라며 손사래를 쳤다.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이 장기화하면서 기업공개(IPO)를 앞둔 예비 상장사들이 앞다퉈 중국과의 연관성을 감추고 있다. 불과 2~3년 전 ‘중국 판로 정도는 확보해야 유망 업체’라는 말을 들었던 것과는 180도 달라졌다. 일부 상장사가 사드 여파로 기업 규모를 막론하고 주가와 실적이 맥을 못 추면서 나타난 학습효과다.
사드 여파가 유독 거셌던 화장품 업종에서도 중국과 연관성이 약해야 기관 수요예측 흥행에 성공하는 추세다. 지난달 28일 코스닥에 상장한 화장품 부자재 업체 에스엔피월드는 공모주 청약 결과 경쟁률 666.5대1, 청약증거금 6,747억원이 몰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에스피엔월드 측은 로레알 파리, 입생로랑, 시세이도 고세, 겔랑 등 글로벌 브랜드 포함 251개의 거래처를 확보했다는 점을 부각했다. 역시 화장품 업체로 올해 코스닥에 입성한 아우딘퓨쳐스(2.99대1), 에스디생명공학(2.38대1) 등과 비교하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상신전자 역시 1,002.23대1이라는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