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말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3,846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달 대비 1억7,000만달러 줄었다. 지난 2월 이후 첫 감소다. 한은은 “지난달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유로화와 엔화 등으로 표시된 외화자산의 달러화 환산액이 줄어든 탓”이라며 “줄어든 1억7,000만달러 규모는 환율 변동에 따라 하루에도 오갈 만큼의 수준으로 의미를 둘 필요가 없고 이달 외환보유액도 역대 두 번째 규모”라고 설명했다.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고형권 기재부 1차관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와 비교해볼 때 경상수지 상황과 대외 건전성, 기업 재무구조 면에서 긍정적이라 경제 위기가 올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내외 위기감에 대한 우려는 한은 내부에서도 나온다. 지난달 21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금융 안정 상황 점검) 의사록을 보면 한 금통위원은 “글로벌 투자 회사들이 북한 리스크가 장기화될 경우 한국에 대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가능성이 있어 외국인 주체별 투자의 특성과 움직임을 잘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금융 시장에서 해외 투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갈 가능성을 경고한 것이다.
선제적으로 안전판 확대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우리나라의 통화스와프 체결은 한·말레이시아, 한·호주, 한·인니·CMMI 네 곳에 불과하다. 김천구 현대경제연 연구위원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고 있어 외환방어막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필요는 있다”며 “중단된 통화스와프를 다시 체결하는 등 안전판 강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현호·빈난새기자 hhle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