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규(오른쪽)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신고리 5·6호기의 운명을 결정지을 공론화위원회 시민참여단의 주말 합숙토론을 앞두고 열린 국정감사에선 탈(脫)원전 정책의 핵심 근거인 원자력의 발전원가를 놓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이날 처음으로 공식 공개된 원전의 발전원가가 사회적 외부비용을 포함하고도 신재생에너지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야당은 사회적 외부비용이 가격에 충분히 반영됐다며 정부를 공격했고, 정부 여당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맞섰다. 곽대훈 자유한국당 의원이 12일 공개한 한국수력원자력 자료에 따르면 한수원의 2016년 발전원가는 총 8조1,961억원으로 이를 총 전력생산량으로 나누면 1kWh(킬로와트시)당 53원98전이다. 원전의 발전 원가는 △2007년 35원11전 △2010년 34원54전 △2013년 43원39전 등 증가세다.
정부는 이 같은 원전의 발전원가에 사회적 외부비용이 충분히 반영돼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미 원전의 환경과 사회적 비용을 고려한 ‘균등화 발전단가(LACE)’를 산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야당은 정부가 의도적으로 원전의 발전원가를 높이려 한다고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원전의 발전원가가 높아질 경우 향후 탈원전 정책 탓에 생길 수 있는 전기요금 인상압력도 다소 누그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국정감사에서도 전기요금 인상 여부에 대한 논쟁이 거셌다. 김정훈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회입법조사처에 의뢰해 받은 ‘탈원전 정책으로 인한 비용 및 요금 인상’ 보고서를 통해 2024년 전기요금이 21% 오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상 2015년부터 2035년까지 전력 생산에 드는 누적비용은 502조5,611억원이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적용하면 비용은 734조4,924억원으로 46.1%(231조9,312억원) 증가한다. 연평균으로 따지면 11조원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한다. 이로 인해 2016년 1kwh당 111원23전이던 전기요금이 2024년 134원62전으로 상승한다는 것이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에 대해 “잘못된 팩트다. 신재생에너지 단가하락이 반영되지 않은 계산”이라며 “앞으로 신재생의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어 전기요금 영향 미미하다”고 답변했다. 앞서 산업부는 7월31일 “2022년까지 탈원전으로 인한 전기요금 인상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2016년 대비 2022년 전기요금은 0.8% 인상된다는 분석을 당정협의에 제출한 바 있다. 다만 백 장관은 “2022년 이후에는 어떻게 되느냐”는 야당의 반박 질문에는 답을 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