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차내 혼잡을 줄이고 교통사고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장거리 시내버스 노선을 조정한다.

12일 서울시는 장거리 버스 노선 3개를 분할·단축하고 노선 5개는 조정하는 등 노선 총 8개를 이달 말부터 손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상 노선은 은평·마포·서대문구를 거치는 8개 노선으로 장거리 노선 703·706·760번, 혼잡 노선 704·7019·7714·7723·7733번이다. 서울시는 “스마트카드 데이터를 활용해 승객 승·하차 수요 등을 분석하고 대체 노선을 고려해 조정 대상을 정했다”며 “노선별 조정 일자는 결정되는 대로 인터넷 홈페이지, 차량 내부, 정류소 안내문 등으로 알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승객 통행패턴을 분석한 결과 출발지에서 종점까지 이동하는 승객은 드문 것으로 나타나 장거리 노선 3개는 분할·단축된다. 706번 노선은 서울 시내버스 가운데 운행 거리가 가장 길다. 파주 교하·운정에서 서울역까지 100㎞를 4시간 35분 동안 달린다. 706번을 모는 운전기사는 5시간 가까운 시간 내내 운전대를 잡아야 한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규칙은 운행 시간이 2시간 이상이면 15분 이상, 4시간 이상이면 30분 이상 휴게 시간을 각각 주도록 하고 있다.


현실은 배차 간격을 맞추기 위해 쉴 틈도 없이 운전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는 “장거리 노선은 주요 권역을 환승 없이 한 번에 이동하는 장점이 있지만 운전자 피로 누적과 스트레스 등으로 근로여건 개선 요구가 이어졌다”며 “쉴 시간 부족은 졸음운전 사고를 일으키는 주원인인 만큼 시민 안전을 위해 노선 단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는 706번 종점을 기존 서울역에서 불광역으로 바꿔 운행 거리를 크게 줄이고 노선 번호도 773번으로 바꾼다.

파주 문산~서울역 86㎞를 운행하는 703번도 불광역으로 종점을 바꾸고 노선번호도 774번으로 변경한다. 파주 금촌~영등포역 78㎞를 달리는 760번은 진관차고지~영등포역을 오가는 761번과 파주 금촌~구파발역을 달리는 775번으로 노선을 분리한다. 서울시는 “노선 분할·단축으로 배차 간격이 최대 4분가량 줄어들어 승객이 더욱 편하게 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평·서대문구를 지나는 5개 노선은 운행 구간을 조정해 차내 혼잡을 줄이고 회차 지점에서 교통사고 위험도 낮춘다. 노선이 조정되며 남는 차량은 혼잡 노선에 투입돼 배차 간격을 1~5분 줄일 계획이다

704번은 송추~은평뉴타운 3·5·7단지~서울역에서 송추~은평뉴타운 2·4단지~하나고~서울역으로 노선을 바꾼다. 7019번과 7714번은 노선을 합해 7019번으로 운행한다. 7723번은 진관차고지~구파발역~은평뉴타운2단지~하나고에서 진관차고지~구파발역으로, 7733번은 진관차고지~삼송역~원흥지구~홍대입구에서 진관차고지~녹번역~홍대입구로 각각 노선을 조정한다. 고홍석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은 “노선 분할·단축에 따라 일부 구간에서 환승이 필요할 수 있다”면서도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챙기려는 취지인 만큼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정지형인턴기자 kingkong9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