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대안학교 한걸음학교에 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최명은군은 캔버스 안에서 자유롭다. 대칭의 구도나 사실의 비례는 그에게 규칙이 아니며, 특히 특유의 강렬한 색으로 일상을 캔버스에 옮기는 것이 작품의 특징이다. 길어진 팔, 작아진 눈, 사람보다 더 커진 강아지. 최군이 사랑하는 만큼 커지고 최군이 바라는 만큼 길어진다. 주저 없이 선택했을 강렬한 색은 서로를 누르고 튀어 오를 법한데도 잘 어우러지며 활기찬 움직임을 만들어 낸다.
최군은 이렇게 그린 이유에 대해 “내 마음이니까...”라며 천진난만하게 이야기 한다. 최군의 그림은 사람의 시선을 한 순간에 끌어당기며 여민 마음을 풀어놓게 한다. 그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매일 만나는 친구들과 강아지, 살고 있는 동네는 동화 속 배경처럼 말랑말랑하고 친근하게 다가온다. 유치하지만 재미있는, 누구나 한번쯤은 해보고 싶었던 비밀스런 일들이 그림 속에 담겨 있다. 또한 바람, 욕심, 그리고 애정 등 그가 느끼는 모든 것들이 꾸밈없이 드러난다. 최명은군이 어떤 사람일지는 그의 그림을 보면 단번에 답을 찾을 수 있다.
한편 두 번째로 개최되는 이번 전시회는 작가가 정체성을 찾아가는 시기인 만큼, 첫 번째 전시회와 달리 자신을 더 명확하게 표현하고 있다. 보다 더 분명한 자기 주장을 지닌 작가로 성장 중에 있으며, 그림에 대한 애정과 집중력 그리고 성실함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김동호 기자 dongh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