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들로부터 귀가 따갑도록 들은 말이지만 정확히 이 용어가 무엇을 뜻하는지 명쾌하게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경제 민주화 논의가 대부분 경제 구조를 둘러싼 거시 담론에 머물면서 정작 일반 대중의 가려운 곳은 속 시원히 긁어주지 못하는 탓이다.
책은 친숙한 공간인 카페를 통해 경제 민주화를 이야기한다. 기업 컨설턴트인 저자가 독자들을 안내하는 ‘TS Cafe’는 상상 속의 장소다. 이 카페는 시장 원리에 기반한 ‘수익 지상주의’를 단호히 거부한다. “자본주의 논리 따위, 거들떠보지 않겠다”는 투의 과격한 선언은 물론 아니다.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빈부 격차를 염두에 두면서 우리가 아무 성찰 없이 수용해 온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재고하고 사람보다 물질을 우러러보는 태도를 반성하자는 제안이다. 국가의 권한이 국민에게 있듯, 기업의 권한을 직원이 누릴 수 있을 때 비로소 경제 민주화가 첫걸음을 뗄 수 있다는 제언이다.
해서 ‘TS Cafe’의 첫 번째 목표는 업무 강도를 최대치로 높여 수익을 끌어올리는 게 아니다. 생활에 불편함 없을 정도의 수입이면 충분하고 동료와 더불어 유쾌하고 행복한 일터를 만드는 게 지상 최대 과제다. 일본의 와타나베 이타루가 운영하는 ‘다루마리’ 빵집의 운영 방식과 유사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저자는 상상 속 공간인 ‘TS Cafe’가 현실이 될 수 있기를, 촛불이 모여 커다란 빛의 너울을 만들 듯 작은 카페만이 아니라 사회 곳곳에 경제 민주화의 가치가 스며들기를 소망한다. 1만2,800원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