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괴짜 억만장자의 만남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 머스크의 '하이퍼루프'에 투자

리차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 /AP연합뉴스


‘괴짜 억만장자’로 유명한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구상한 하이퍼루프에 투자하기로 했다. 각각 영국과 미국을 대표하는 두 괴짜 경영자의 만남에 투자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브랜슨 회장은 자신이 이끄는 버진그룹이 미국 ‘하이퍼루프 원(Hyperloop One)’에 투자한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하이퍼루프란 진공튜브 안에서 최고시속 1,280㎞로 달릴 수 있는 열차다. 실리콘밸리 투자자였던 셔빈 피셔버가 지난 2012년 쿠바행 비행기에 동승했던 머스크로부터 하이퍼루프 아이디어를 전해 듣고 현 CEO인 롭 로이드 등과 하이퍼루프 원(옛 하이퍼루프테크놀로지)을 공동 설립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네바다주에서 첫 시험주행에 성공했다.

이번 투자로 하이퍼루프 원이라는 사명은 ‘버진 하이퍼루프 원’으로 바뀌며 브랜슨 회장이 이사로 활동한다. 정확한 투자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난달 하이퍼루프 원이 투자받은 8,500만달러(약 961억원)에 브랜슨 회장의 투자금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여름 네바다주의 하이퍼루프 시험 장소를 방문한 브랜슨 회장은 블로그를 통해 “이 독창적인 기술이 지상에서도 비행기만큼이나 빠르게 인간을 이동시킬 것”이라고 투자 배경을 밝혔다.

브랜슨 회장은 기이한 행각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아프리카 대륙 취항 기념으로 원주민 복장을 하기도 했으며 친구와의 레이싱 경기 내기에서 졌다는 이유로 여장을 하고 에어아시아에 일일 승무원으로 탑승한 적도 있다. 스페이스X를 설립해 민간 우주항공 시장을 이끄는 머스크처럼 우주사업에 큰 관심을 보여온 브랜슨 회장은 2004년 세계 최초 민간우주여행사인 버진갤럭틱을 설립해 내년 중 민간인을 태운 우주선을 쏘아 보낼 채비도 하고 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