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에만 무인으로 운영되는 이마트24 성수 백영점./사진제공=이마트24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가장 큰 어려움이 예상되는 곳이 편의점이다. 편의점의 경우 24시간 운영 등 야간에 인력을 운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 내년에 최저임금이 오르면 가맹점주들의 수입도 절반 이상 줄어 들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렇다 보니 편의점 업계는 무인 편의점 모델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편의점 이마트(139480)24가 무인편의점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한 것. 이마트24는 앞서 일부 매장에 무인 결제 단말기를 설치한 바 있으나 직원이 상주하고 있어 엄밀한 의미에서 무인 편의점이라고 볼 수는 없었다.
이마트24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4개 매장에서 무인 운영을 실험하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지난 6월 문을 연 전주 교대점과 9월 중순 문을 연 서울조선호텔점은 24시간 완전 무인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올 9월에 문을 연 서울 성수 백영점은 밤 11시부터 다음날 새벽 6시까지, 장안메트로점은 새벽 1시부터 새벽 6시까지 야간에만 무인으로 운영한다.
이마트24 무인 매장은 고객이 매장 문 옆에 설치된 카드 리더기에 신용카드 등을 긁으면 문이 열리고 셀프 계산대에서 구매한 물건을 스스로 결제하는 방식이다. 이마트24측은 시범 운영을 통해 무인 매장 확산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편의점 업계에서는 이마트24의 무인 매장 모델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무인 편의점이 빠른 시일 내에 확산 되려면 점주들이 손쉽게 무인화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마트24의 모델은 점주가 주간에는 직접 운영을 하다가 야간에만 무인으로 돌릴 수 있어 야간 영업을 주저하는 점주들의 선호도가 꽤 높을 것 같다”고 평했다.
무인편의점 실험에 나선 것은 이마트24 뿐만이 아니다. 지난 5월 세븐일레븐도 업계 최초로 잠실롯데월드타워 31층에 무인편의점 시그니처를 열었다. 24시간 무인으로 운영되며 정맥 모양으로 결제하는 핸드페이 시스템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편의점 업계가 이처럼 무인편의점 사업에 속도를 내는 까닭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 원으로 인상한다는 방침 하에 2018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6.4% 오른 7,530원으로 확정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세븐일레븐의 시그니처가 무인 편의점의 시작을 알리는 상징적인 매장이었다면 이마트24의 무인 편의점은 무인화를 확대하겠다는 의지가 확실히 담겨있는 것 같다”며 “CU나 GS25 등 기존에 무인 편의점을 검토만 했던 편의점들도 이제는 무인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윤선·변수연기자 sepy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