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유통·자동차주 '사드 수렁' 벗어나나

한중통화스와프 연장에
사드 피해株 일제 급등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로 주가 부진을 면치 못했던 화장품·유통·자동차주가 간만에 기지개를 켰다. 13일 한국과 중국 정부가 통화스와프 협정 만기 연장에 합의한 덕분이다. 다만 이번 합의가 사드 피해주 반등의 본격적인 신호탄이 될지는 미지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증시에서 한국화장품(123690)·아모레퍼시픽(090430)·LG생활건강(051900)·한국콜마(161890) 등 주요 화장품주가 일제히 급등했다. 한국화장품은 전일보다 8.24% 오른 1만3,800원으로 마감했다. 코스맥스와 아모레퍼시픽도 각각 7.32%, 6.48% 오른 13만2,000원, 27만1,000원에 장을 마쳤다. 전일보다 4.51% 오른 101만9,000원에 마감한 LG생활건강은 장중 한때 102만6,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한국콜마와 한국콜마홀딩스(024720)도 4%대 상승률을 보이며 지난 6월 이후 처음으로 8만원대에 접근했다.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 유커가 줄면서 직격탄을 맞았던 호텔신라(008770)·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027390)·신세계(004170)·하나투어(039130) 등도 기운을 되찾았다. 호텔신라는 전일보다 6.38% 상승한 6만1,700원에, 신세계는 5.59% 오른 19만8,500원에 거래됐다. 한화갤러리아 면세점을 운영하는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여행사인 하나투어도 모처럼 3~4%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중국 시장에서 매출 비중이 높은 현대모비스(012330), 오리온홀딩스(001800)도 각각 2.31%, 2.83% 올랐다.

이들 종목은 사드 배치 계획이 발표되고 중국과의 갈등이 본격화된 지난해 7월부터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지난해 7월 44만원대에서 지난달 말 23만원대까지 반 토막나며 2015년 초 수준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한중 양국이 통화스와프 3년 연장에 합의하면서 오랜만에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만 사드 피해주가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을 계기로 반등을 개시할지는 미지수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합의를 사드 보복 리스크 해소로 해석할 수는 없지만 한중 갈등관계 개선에 미약한 청신호가 켜진 것은 분명하다”며 “공산당의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이후 중국 측의 추가적인 사드 보복 조치 완화 움직임을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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