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셋+] 메자닌·부동산으로 투자영역 넓혀...올 설정액, 공모펀드 제쳤다

■ 전성시대 연 '사모펀드'
수익률 공개의무 등 제약 없고 시장변동에 빠른 대응 강점
美주식 8.2%·신흥국채권 6.4% 등 수익률 공모펀드 앞질러
메자닌펀드, 채권이자에 매매차익까지 수익 짭짤 '인기몰이'
규제 덜한 부동산관련 펀드도 상반기 수익률 평균 20% 넘어

최근 사모투자펀드(PEF)들의 투자대상이 메자닌(Mezzanine), 부동산 투자 등으로 외연이 크게 확대돼 투자자들의 선택폭도 넓어지고 있다. 규제 강도가 높은 공모 펀드보다 능동적으로 투자 전략을 짜 높은 수익률을 내는 것이 사모투자펀드의 가장 큰 장점이다.

사모투자펀드는 소수의 투자자들에게 사모 방식으로 자금을 모집해 기업의 지분 등에 투자하는 펀드를 일컫는다. 올 들어 사모투자펀드 규모는 공모펀드를 최근 뛰어 넘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공모펀드 설정액은 245조2,616억원으로 사모펀드(239조3,392억원)를 근소하게 앞섰다. 하지만 올해 9월 1일 기준 사모펀드 설정액은 277조7,925억원으로 234조4,924억원을 보인 공모펀드 설정액을 43조원 가량 웃돌며 올해 사모펀드 전성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었다.

사모펀드의 규모 확대는 상대적으로 우수한 수익률 덕분이다. 한국사모투자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사모펀드 수익률은 미국주식 8.2%, 신흥국채권 6.4%, 국내부동산 5.7%, 국내주식 1.7%로 공모펀드 수익률보다 높았다.

사모투자펀드는 공모펀드와 달리 제약이 덜하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추구한다. 수익률 공개 의무가 없어 운용이 자유롭다. 또 사모투자펀드는 최저가입금액 1억원 이상, 49인 미만 가입 등의 요건만 충족하면 된다. 수많은 투자자들이 가입한 공모펀드와 달리 소수의 투자자로 구성돼 있다 보니 시장 상황에 대한 대응도 빠를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다양한 형태의 사모펀드들이 나와 투자자들의 선택을 기다린다. 메자닌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는 그중 안정적인 수익률로 인기를 끌고 있다. 메자닌은 건물 1층과 2층 사이 공간을 의미하는 이탈리아어다. 주식과 채권의 중간 성격인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교환사채(EB) 등에 투자한다. 일반적으로는 채권과 주식 사이에 있는 혼합 형태의 금융상품을 뜻한다.

메자닌펀드는 2~3년 만기 전환성 채권에 투자한다. 나중엔 만기에 맞춰 관련 주식에 대한 권리를 행사하는 방법으로 운용된다. 채권 보유에 따른 이자 소득과 매매차익에 대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일례로 채권을 발행한 회사의 주가가 정체돼 있다면 채권을 만기 보유해 이자 수익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주가가 올랐을 땐 주식으로 전환해 주가 상승폭만큼의 차익을 얻을 수도 있다.


라이노스자산운용은 11개의 국내외 메자닌 사모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이중 라이노스메자닌전문투자형사모증권투자신탁제2호 펀드는 8월 말 기준 연환산 수익률만 15%나 될 정도로 성과가 좋다.

부동산 관련 사모펀드도 국내외 부동산 자산 가격 상승에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올해 사모 부동산펀드는 공모 부동산 펀드를 압도하고 있다. 수익률 측면에서 사모 부동산펀드가 공모 형태보다 월등히 뒤어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6월 기준 전체 부동산펀드 순자산총액은 53조2,633억원이었다. 이중 사모 부동산펀드 규모는 51조6,621억원으로 1조6,012억원을 나타낸 공모 부동산펀드를 크게 앞섰다. 특히 올해 초 기준 반기 동안 사모 부동산펀드 순자산총액은 5조8,294억원이 늘어났지만 공모 부동산펀드는 3,266억원 증가에 머물렀다.

사모 부동산펀드 인기도 상대적으로 덜한 규제 덕분으로 풀이된다. 공모 부동산펀드는 다른 종류의 공모 펀드와 마찬가지로 사모 방식보다 복잡한 규제를 받아 수익률을 내는 데 한계가 뚜렷하다. 사모 방식은 자유로운 운용이 가능해 시장 변동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실제 공모 부동산펀드의 올해 반기 수익률은 -6%였다. 해외 부동산의 경우에도 1.3% 수익률에 그쳤다. 반면 사모 부동산 펀드의 올해 상반기 수익률은 평균 20%대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모 형태의 펀드는 대개 수억원 규모로 투자하다 보니 소액 투자자들은 그간 사모투자펀드 시장서 소외돼 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 5월 사모펀드에 투자하는 공모 재간접펀드를 허용하면서 일반 소액 투자자들도 적은 금액으로 사모투자펀드의 높은 수익률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미래에셋스마트헤지펀드셀렉션혼합자산펀드는 국내 최초로 선보인 사모펀드 투자공모재간접펀드다. 지난 9월 출시되자마자 140억원이 몰리며 큰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이 펀드는 헤지펀드에 펀드 순자산의 50%를 초과해 투자한다. 6~8개 펀드를 편입시켜 포트폴리오 집중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특히 운용규모 300억원 이상, 설정된 지 1년이 넘은 헤지펀드 가운데 정량 및 정성평가와 실사 등을 거쳐 우량 펀드를 고른다.

운용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자사의 헤지펀드를 포함해 제이앤제이자산운용, 트러스톤자산운용, 교보악사운용, 디에스, GVA, 타임폴리오, 머스트자산운용 등 복수의 펀드를 포트폴리오에 포함했다. 투자전략은 롱숏, 채권차익거래, 메자닌 등으로 세분화해 다양한 상황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할 수 있도록 했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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