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차 협력 강화" 황창규·머스크 맞손

美 스페이스X 본사서 회동
5G기반 자율차 등 협력 논의
'모델3'에 ICT망 적용 유력

황창규(오른쪽) KT 회장이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호손에 위치한 스페이스X 본사에서 일런 머스크 스페이스X 회장과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제공=KT


황창규 KT 회장이 미국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의 거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겸 스페이스X 회장을 만나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 등 미래차 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글로벌 업체 간 합종연횡이 활발한 가운데 KT와 머스크 회장과의 밀월 관계가 돈독해지는 모습이다. 국내 유일의 위성 사업자인 KT는 통신위성 발사 분야에서도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와 제휴를 맺고 있다.

KT는 황 회장이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스페이스X 본사를 방문해 머스크 회장과 회동을 갖고 다양한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15일 밝혔다.

황 회장과 머스크 회장은 이달 말로 예정된 통신위성 ‘무궁화위성 5A호’ 발사 계획 및 향후 파트너십 가능성을 논의했다. 기존 무궁화5호를 대체하는 무궁화5A호는 한국·일본·필리핀·대만·중국 동부권에서만 가능했던 교신 지역이 중동과 인도차이나, 그리고 주변 해양까지로 커버리지가 넓어졌다. 무궁화5A호는 당초 지난해 11월 발사될 예정이었지만 같은해 9월 스페이스X의 발사체인 팰컨 로켓이 시험발사 도중 발사대에서 폭발하는 사고가 일어나면서 일정이 지연됐다.


KT는 그동안 무궁화위성1~7호기를 미국 맥도널 더글라스·씨런치와 프랑스 아리안스페이스의 발사체를 이용해 쏘아올렸으나 5A호는 스페이스X의 팰컨을 사용하기로 하고 지난 2014년 발사용역을 맺은 바 있다. 스페이스X는 머스크 회장이 지난 2002년 설립한 민간 우주회사다.

황 회장과 머스크 회장은 이번 회동에서 자율주행차 및 커넥티드카, 5G 상용화, 스마트 에너지에 대해서도 폭넓은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KT는 머스크 회장이 CEO로 있는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와 커넥티드카 부문에서 협력 중이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테슬라의 전기차에 KT의 5G 통신망을 기반으로 한 텔레매틱스를 적용하는 방안으로, 내년 출시 예정인 테슬라의 보급형 전기차 ‘모델3’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 ‘모델X’에 KT 통신망 적용이 유력하다.

황 회장은 또 머스크 회장에게 5G 상용화와 판교 자율주행 실증단지 구축 계획 등을 소개하며 한국 시장에서 자율주행 혁신기술과 관련해 협업하자고 제안했다. KT 관계자는 “내년 세계 최초로 5G 시범 서비스가 시작되는 평창을 소개하며 머스크 회장의 방문을 제안했고,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며 “자율주행을 위해서는 대용량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5G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머스크 회장은 KT가 추진하는 스마트 에너지 사업에도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황 회장은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머스크 회장과의 만남에서 5G에 기반을 둔 자율주행,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며 “이번 만남이 KT의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높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회동 자리에 참석한 그윈 숏웰 스페이스X 사장도 “스페이스X는 무궁화5A 위성 발사를 위해 협력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이 위성을 성공적으로 궤도에 올리기 위해 함께 협력해 나갈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용민기자 minizz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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