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人 쓸어담고 삼성전자 후광효과…코스닥 랠리 이어질까

상승 곡선 그리며 660선 안착
연중 최고치 679선 돌파 조짐
올 2조 산 外人, 매수세 가속
삼성전자 최대 분기 실적에
IT주 추가 탄력 기대감 높아
"중소형주로 장세 전환" 전망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000660) 등과 일부 금융주에 집중됐던 외국인의 매수세가 코스닥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사상 최고 실적을 경신한 삼성전자 덕분에 코스닥 정보기술(IT) 기업들이 후광 효과를 누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며 시장 전문가들은 4·4분기 대형주 장세가 약화되고 코스닥 중소형주들의 상승세가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13일 전거래일 대비 0.52%(3.46포인트) 하락한 663.08에 장을 마쳤다. 이날은 지수가 소폭 떨어졌지만 지난달 29일 연휴 전날부터 4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660선에 안착해 지난 7월 기록한 연중 최고치인 679.48을 넘보고 있다. 외국인이 최근 코스닥시장에 대한 매수세를 높이면서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외국인은 올 들어 코스닥시장에서 약 2조원을 사들였다. 상반기 전체 1조900억원을 순매수한 데 이어 하반기 들어서는 13일까지 9,882억원을 사들이며 매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외국인은 올해 셀트리온(068270) 등을 주로 사들이면서 코스닥시장의 제약주 랠리를 이끌었다. 13일까지 셀트리온을 3,995억원으로 가장 많이 매수했고 이외에도 휴젤(145020)(2,243억원), 메디톡스(086900)(1,739억원) 등을 주로 사들였다. 해당 종목들은 셀트리온이 57.63%, 휴젤이 41.94%%, 메디톡스가 22.71% 오르면서 코스닥지수의 상승을 뒷받침했다. 제약주 외에 외국인이 많이 매수한 CJ E&M(130960)(15.51%)과 컴투스(078340)(42.66%)도 올해 높은 주가 상승세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부동자금이 증시에 유입되기 시작하며 코스피시장의 가파른 상승에 부담을 느낀 자금의 스필오버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외국인들이 하반기 들어 코스닥시장에서 꾸준한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며 “개별 종목에 대한 기대감이 외국인의 선취매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코스닥지수의 추가 상승이 기대되는 것은 제약주 랠리에 더해 삼성전자 효과가 코스닥시장의 IT주로도 이전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정보 제공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의 3·4분기 예상 실적에서 반도체 등 IT 하드웨어 업종의 컨센서스가 전년동기 대비 242.11% 증가해 시장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IT 대기업들의 발주가 늘면서 코스닥 기업들에도 후광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13일 3·4분기 매출액 62조원, 영업이익 14조 5,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의 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코스닥 기업들의 추가 이익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코스닥 기업들의 이익 수준이 개선되고 있는 만큼 대형주 장세가 약해지는 연말로 갈수록 코스닥이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4분기 실적 발표로 대형주로의 쏠림이 예상돼 코스닥의 코스피 대비 상대 강도는 일정 기간 약화하겠지만 코스닥이 연말부터 본격적인 상승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코스닥 추가 상승의 키는 기관이 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 연구원은 “개인·외국인과 달리 기관이 코스닥시장에서 매도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코스닥 수급에서 기관의 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코스피를 뒤따르는 코스닥시장에서 주목되는 업종은 역시 IT와 게임이다. 특히 이들 업종은 3·4분기보다 4·4분기 실적이 더 기대되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4·4분기 인터넷게임 업종은 신규 게임 론칭, 해외시장 진출, 계절적 성수기 등에 힘입어 펀더멘털 차별화가 분명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선두 업종인 코스피의 엔씨소프트에 이어 코스닥시장에서는 더블유게임즈가 주목된다. 3·4분기 실적 추정치가 다소 실망스러운 IT 부품주도 4·4분기에는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부품 업체의 경우 3·4분기 추석영업일 축소, 뒤늦은 제품 출시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4·4분기에 이어 내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설 투자 전망에 비춰볼 때 실적 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 대신증권은 분기 실적이 바닥을 찍은 원익IPS·테스·디엔에프 등의 매수를 추천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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