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의료진이 가상현실(VR)을 이용한 수술실 가상체험이 소아의 수술 전 불안감 감소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연합뉴스
국내의료진이 가상현실(VR)을 이용한 수술실 가상체험이 소아의 수술 전 불안감 감소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소아 환자의 수술 전 가상체험이 전신마취에 대한 불안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는지를 확인한 건 이번이 처음으로, 국제학술지 ‘영국외과학회지’(British journal of surgery) 11월호 표지 연구로 선정돼 게재됐다.
분당서울대병원 한성희·유정희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영상제작 회사 더브이알 및 뽀로로 제작사 아이코닉스와 함께 ‘뽀로로와 함께하는 VR 수술장 탐험’이라는 영상을 제작해 소아 환자에 보여준 결과 이 같은 효과를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4분짜리 이 영상에는 애니메이션 ‘뽀로로와 친구들’에 나오는 캐릭터들이 수술실 모습과 마취과정에 관해 설명해주는 내용이 담겼다. 연구팀은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소아 환자 34명에게는 VR 영상을 시청하도록 하고, 35명에게는 영상 시청 없이 마취와 수술에 대한 안내사항의 정보만 전달해 비교했다.
이후 두 그룹의 마취 유도 전 불안 수치를 비교한 결과 수술 전 VR 영상을 시청하지 않은 그룹(대조군)은 51.7점이었으나 영상을 시청한 그룹은 31.7점으로 마취 전 불안감이 40%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마취 유도에 완벽하게 순응한 환자는 대조군에서는 12명(34%)에 불과한 반면 영상을 시청한 그룹은 28명(82%)에 달했다. 영상 시청에 따른 가상체험이 마취과정에 대한 불안, 이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불안행동을 매우 감소시킨 셈이다.
한 교수는 “수술 전 불안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낯선 수술실과 친숙해져야 할 뿐 아니라 수술준비와 마취과정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며 “VR 영상 시청을 통한 수술실 간접체험은 소아 환자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정보를 습득하는 데 도움을 줘 불안을 완화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VR 영상 시청과 수술실 체험으로 (마취 순응도가 높아져) 불필요한 진정제의 사용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샛별인턴기자 setj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