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동연구원 등이 1989년부터 3~8년 간격으로 실시하는 노사관계 국민의식조사의 올해 연구팀을 이끈 장홍근 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이 무엇인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장 박사는 “노사관계를 오랫동안 연구해온 학자로서 조사를 하기 전에는 당연히 노조를 직접 피부로 경험해본 집단이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한 집단(20~30대)에 비해 노조의 미래에 대해 밝게 볼 것이라고 예단했다”며 “하지만 정작 조사 결과를 보니 노조활동을 열심히 한 사람이 오히려 노조의 영향력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래도 노조의 문제점을 내부에서 많이 본 사람들이라 더 어둡게 보는 것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대목은 연도별로도 앞으로 노조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고 보는 답변자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노조의 영향력 전망을 묻는 질문에 지난 2007년 48.2%가 커질 것이라고 답한 반면 2010년과 2017년에는 각각 40%, 26.3%가 커질 것으로 답변했다. 5점 척도로 산출한 평균값도 2007년 3.3점, 2010년 3.2점, 2017년 2.9점 등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이에 대해 노동연구원은 ‘매우 커질 것’ ‘약간 커질 것’ 등의 긍정적인 응답 비율이 크게 줄어드는 반면 노조의 영향력이 감소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응답이 늘어나고 있다고 해석했다. 조성재 노동연구원 노사관계연구본부장은 “국민들은 노조가 추구하는 방향과 현실 사이에 괴리가 있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노조의 역할에 대한 기대감은 크지만 노조가 과연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 역시 적지 않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