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캉 사회’ 실현 넘어 ‘선진국의 꿈’ 주역 넘본다=집권 2기 시진핑의 국정운영 기조의 핵심은 덩샤오핑 이래 중국 공산당이 꿈꾸고 있는 두 개의 중국몽(中國夢)에 박차를 가하고 이를 현실화하는 데 있다. 이 가운데 공산당 창당 100돌이 되는 2021년까지 ‘샤오캉 사회’를 이루겠다는 첫 번째 중국몽은 그의 2기 임기 만료(2022년)를 앞두고 집권연장의 토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당대회 보고서에 언급될 주요 경제 키워드는 △공급 측 개혁 △빈곤 탈출 △환경 보호 △지역 경제 활성화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등 샤오캉 사회 건설 실현을 위한 핵심정책들이다.
시 주석이 당대회에서 제시할 경제 로드맵은 지난해 초 전인대에서 확정된 13차 5개년계획(2016~2020년)과도 맥락이 이어져 있다. 장옌성 중국국제경제교류중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안정 속 성장이라는 온중구진의 이념은 이번 당대회에서도 집권 2기 시진핑 정국 운영의 중요 이념으로 재확인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외교가에서는 당내 절대권력의 지위를 강화하고 집권연장을 노리는 시 주석의 시선이 집권 2기를 넘어선 비전을 향해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가 샤오캉 사회 실현의 여세를 몰아 건국 100돌을 맞는 2049년까지 중국을 선진국 대열에 올리겠다는 두 번째 꿈 ‘다퉁(大同) 사회’의 주역 자리까지 넘볼 수 있다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당대회에서 제시되는 새 목표 중 하나로 2035년 무렵까지 1인당 국민총소득을 ‘중등선진국’ 정도로 끌어올려 선진국에 버금가는 생활 수준을 실현하는 안이 담길 것이라고 16일 전했다.
◇국가 주도 ‘시코노믹스’가 오히려 시장에 위협 가져올 수도=시 주석이 이 같은 두 가지 중국의 꿈을 오롯이 자신의 손으로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확고한 시진핑 핵심사상을 기반으로 한 1인 절대지배체제의 아성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 이에 따라 집권 2기에는 그동안 집단지도체제에서 경제정책의 주도권을 쥔 총리의 영향력이 크게 위축되면서 시 주석의 장악력이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 주석은 1기 집권 초기인 지난 2013년에는 경제개혁에서 시장의 주도적인 역할을 강조하며 경제운용에서 민간과 공산당 주도력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했지만 2015년 여름 중국 증시 폭락과 2016년 초 외환시장 격변 사태를 계기로 경제개혁을 시장에 맡기는 것은 위험하다는 생각으로 기울었다. 지난해부터 국가 주도 구조개혁과 과열 양상을 보이는 해외 인수합병(M&A) 등에 제동을 걸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집권 2기에는 경기부양보다는 구조개혁에 방점을 찍으며 국가 개입의 폭을 넓혀왔던 ‘시코노믹스’가 경제라인에 포진한 ‘시자쥔(시 주석의 옛 부하나 측근)’의 주도하에 보다 전면적으로 실시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절대권력을 바탕으로 한 그의 개혁구상은 주요2개국(G2)으로 성장한 중국의 경제 위상과 충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시 주석은 견제 없는 권력 집중을 중국 정치의 뉴노멀(신창타이·새 표준)로 볼지 모르지만 이는 정상적이지 않을 뿐 아니라 위험하다”며 시 주석 1인 체제의 폐해로 중국의 불안정성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