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구스밥버거 가맹점주 "가맹본부·대표이사에 집단 손배소할 것"

가맹본부 '오너리스크' 법정공방 이례적 사례 주목

대표이사가 마약 복용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물의를 빚었던 봉구스밥버거의 가맹점주들이 집단손해배상소송에 나서기로 했다. 실제 소송으로 이어질 경우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이른바 ‘오너 리스크’가 가맹점주와 가맹본부 간 법정공방으로까지 번지는 이례적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봉구스밥버거 가맹점주협의회는 17일 봉구스밥버거 본사와 오세린 대표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오 대표가 마약 복용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후 가맹점의 매출이 떨어지고 있는데도 이렇다 할 대책을 마련하지 않아서 소송을 결정했다고 이들은 설명했다. 아직 정식으로 소송을 제기하지는 않았으나 이달 중 소장을 제출할 계획이라는 게 가맹점주협의회 측 설명이다.


가맹점주협의회 측은 오 대표의 마약 사건 후 봉구스밥버거 가맹본부와 한 차례 만나 오 대표의 퇴진을 비롯한 수습책을 요구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열 가맹점주협의회장은 “오 대표가 물러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며 “가맹본부 측에선 좋지 않은 여론이 잠잠해지면 광고를 좀더 활발히 하겠다고 추후에 밝힌 게 전부”라고 주장했다.

가맹점주협의회 측은 “그동안 가맹점주들이 브랜드 이미지 하락을 우려해 본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했지만, 오 대표의 마약 사건은 프랜차이즈 외식업계에 있을 수 없는 치명적 사건”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인터넷상에서 봉구스밥버거는 마약버거라 불리며 단골손님이 빠져나가 가맹점 매출이 급락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한 협의회장은 “가맹점마다 이미지에 심하게 타격을 받아 가게를 접고 싶어 매물로 내놔도 원매자가 없어 권리금조차 건질 수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앞서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은 지난 8월22일 오 대표에 대해 상습적으로 마약류를 투약 및 제공한 혐의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의 유죄를 선고한 바 있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