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정부군이 16일(현지시간) 키르쿠크주의 주도 키르쿠크에서 쿠르드족자치정부(KRG)의 군조직 페슈메르가 격퇴작전을 벌이며 진격하고 있다. /키르쿠크=AFP연합뉴스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최후 거점인 락까에서 패퇴했지만 IS 격퇴를 위해 손을 잡았던 이라크와 쿠르드족자치정부(KRG)가 중동 유전지대인 키르쿠크를 놓고 충돌하면서 중동의 새로운 화약고가 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17일 외신 등에 따르면 이라크 정부군은 KRG가 점령하고 있던 북동부 키르쿠크 유전지대를 장악하면서 이라크·쿠르드족이 정면 충돌했다. 이라크와 쿠르드족을 포함한 미국 주도의 국제연합군이 IS를 격퇴한 기쁨도 잠시, 새로운 갈등이 촉발된 것이다. 이라크 정부는 분리독립 움직임을 이어온 KRG를 막기 위한 명분을 내걸고 키르쿠크주의 주도 키르쿠크시의 군기지·공항 등 거점시설을 장악했다.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는 성명에서 “(쿠르드 지도부는) IS의 위협이 여전한데도 일방적 분리·독립투표로 이라크의 분열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라크의 또 다른 속내는 하루 60만배럴에 가까운 원유가 쏟아지는 유전지대를 빼앗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다행히 중동 주변국들은 복잡한 이해관계에 따라 이라크의 키르쿠크 장악에 눈을 감고 있다. 분리독립을 시도해온 KRG 때문에 터키 등은 자국 내 쿠르드족이 분리독립을 요구할 것을 불안해하기 때문이다. 이라크 내 영향력 확대를 원하는 ‘중도 시아파 맹주’ 이란도 시아파민병대(PMU)를 후원하며 시아파가 정권을 잡은 이라크 정부군을 돕고 있다.
하지만 이라크의 선제공격으로 독립의 꿈이 꺾인 KRG가 이라크와 새로운 무력충돌을 벌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다시 한번 내전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