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드·아랍연합 ‘시리아민주군’(SDF) 소속 군인이 17일(현지시간) 이슬람국가(IS)의 상징적 수도 시리아 락까를 장악한 뒤 승리를 의미하는 깃발을 흔들고 있다. /락까=AFP연합뉴스
지난 2014년 칼리프 체제(이슬람 신정일치 국가)를 선포한 뒤 전 세계에서 잔혹한 테러를 저질러온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17일(현지시간) 정신적 수도인 시리아 락까에서 패퇴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연합군의 격퇴전으로 양대 거점인 락까와 이라크 모술을 모두 잃은 IS는 사실상 몰락의 길을 걷게 됐다.국제연합군의 지원을 받는 쿠르드·아랍연합군인 ‘시리아민주군(SDF)’은 이날 락까로 본격 진격한 지 4개월 만에 도시를 탈환했다고 발표했다. 탈랄 셀로 SDF 대변인은 “테러리즘의 수도가 함락됐다”며 곧 공식적인 해방 선언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IS는 이로써 7월 경제거점인 모술에서 물러난 데 이어 락까까지 함락돼 주요 근거지를 모두 빼앗겼다. 특히 락까는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IS 설립을 선포하면서 수도로 삼아 상징적 의미도 큰 곳이다.
국제연합군과 SDF는 6월 초부터 락까를 지키려는 IS에 맞서 치열한 싸움을 벌였다. 당초 민간인을 방패로 삼으며 항전하던 IS는 락까에서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는 판단이 들자 14일부터 탈출을 시작했다. 반IS진영도 민간인들의 희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IS 조직원들의 ‘안전한 퇴각’을 보장했다.
다만 IS가 영토 대부분을 잃고 쇠약해진 뒤에도 과거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처럼 각지로 숨어들어 끈질긴 저항을 이어갈 가능성은 남아 있다. IS 수뇌부는 락까가 포위되기 전 아직 IS의 지배력이 남아 있는 시리아·이라크 국경지역으로 이미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IS가 존재감을 유지하기 위해 유럽·아시아 등지에서 남은 조직원들과 자생적 테러리스트인 ‘외로운 늑대’를 자극해 동시다발적 테러를 벌일 여지가 크다. IS는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연합군의 공격으로 수세에 몰린 후 2015년 프랑스 파리, 2016년 벨기에 브뤼셀, 올해 이란 테헤란과 영국 맨체스터에서 잇따라 민간인 등 이른바 ‘소프트타깃’을 노린 테러 공격을 한 바 있다.
/연유진·박민주기자 economicus@sedaily.com